내각 줄사퇴 못이긴 보리스 존슨 英 총리, 결국 사임한다

사퇴 압박을 받아온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보수당 대표 자리를 내려놓는다.

영국 BBC방송은 7일 내각 줄사퇴 속 사퇴 압박을 받아온 존슨 총리가 사임한다고 보도했다. 집권 보수당 대표 자리를 내놓고 총리직에서 물러난다는 것이다. 영국은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어 다수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BBC는 "존슨 총리는 이날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가을에 새로운 총리가 취임할 것"이라고 했다.존슨 총리는 몇 시간 내로 사임 연설할 예정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내부 소식통들은 점심 시간께에 존슨 총리가 성명을 내놓고 관련 연설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로이터통신은 현지매체를 인용해 존슨 총리가 올여름 새 총리 선출 때까지는 자리를 지키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존슨 총리는 임기 중 코로나19 방역 수칙 위반 등으로 몇 차례 사퇴 위기를 넘겨왔다. 지난달 6일 의회 불신임 투표에서 구사일생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찬성 211표, 반대 148표로 총리직을 지켰다.하지만 6일 측근의 성비위 문제가 불거지며 존슨 총리는 다시 위기를 맞이했다. 지난 2월 존슨 총리가 보수당 원내부총무로 임명한 크리스토퍼 핀처 의원이 2019년 외교부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성비위를 저질렀던 사실을 알고도 임명을 강행했다는 사실이 문제가 됐다.

장관들은 줄사퇴로 존슨 총리의 사퇴를 압박했다. 존슨 총리는 지난 5일 사지드 자비드 보건장관과 리시 수낙 재무장관에 이은 내각 줄사퇴로 자리보전이 어려운 상황에 내몰렸다.

수낙 전 재무장관의 후임으로 존슨 총리가 임명한 나드힘 자하위 신임 재무장관은 임명 이틀이 안 된 36시간에 존슨 총리에게 사임을 촉구하기도 했다.나드힘 장관은 "총리 자신과 보수당 그리고 무엇보다도 영국을 위해 존슨 총리는 지금 옳은 일(사퇴)을 해야 한다"고 자신의 트위터에 썼다. 내각 최고 서열 4명의 장관을 포함해 50여 명의 정부 지도부가 사임했다.

의회도 신임투표 결과는 무조건 12개월 유지토록 보장한 원칙을 변경하는 안건을 오는 11일 투표에 부치기로 하면서까지 존슨 총리를 압박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