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근 "나상도 이어 남해의 둘째 아들, 효도하는 기분이죠" [인터뷰②]

가수 하동근 /사진=유니콘비세븐 제공

(인터뷰①에 이어) 하동근은 가수가 되어 있는 자기 모습을 '실현 가능한 일'로써 그려본 적이 없었다. 남해 토박이인 그는 담배공장에서 생산직 근로자로 일하다가 TV조선 '미스터트롯'에 지원하며 이름 앞에 비로소 '트로트 가수'라는 직업을 달게 됐다. 정확히는 "인생이 바뀌었다"고 표현한 하동근이었다.

그는 "안정적인 직장과 삶을 위해 20대 대부분을 담배공장에서 3교대로 일하며 진짜 열심히 살았다. 그러다 우연히 오디션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됐다. 아쉽게 한 표 차이로 떨어지긴 했지만, 당시 심사해주시는 분들이 내 목소리에는 힘이 있다면서 조금만 더 연습하고 다듬으면 좋은 가수가 될 수 있겠다고 했다. 그 과정에서 지금 회사 대표님을 만나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후 '꿀맛이야', '출발 오분전' 등의 곡을 냈고, MBN '헬로트로트'에도 출연하며 가수 활동에 박차를 가했다. 특히 '헬로트로트'는 대선배 전영록을 소중한 인연으로 안겨주기도 했다.

지난달 발매한 신곡 '차라리 웃고 살지요'는 전영록이 만들어 선물한 노래다. '어차피 돌고 도는 인생이련만, 차라리 웃고 살지요'라는 전영록의 인생철학이 녹아든 가사가 마음의 평온을 안겨주는 발라드곡이다.

하동근은 "처음 선생님께 이 노래를 받고 충격이었다. 내가 트로트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지 않았냐. 그간 레슨이나 음악 공부를 할 때 꺾어 돌리는 트로트에 대해서만 배웠는데, 선생님이 꼭 꺾어 돌리고, 고음을 내야만 하는 게 아니라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게 진정한 음악이라는 걸 알려주셨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이 시기에 선생님을 만난 건 운명"이라면서 "음악적으로, 심적으로 힘들 때 큰 가르침을 주셨다. '어떻게 해야 조금 더 잘할까'라는 고민을 가진 순간에 편안하게 부르는 음악, 듣는 사람이 감동할 수 있는 음악을 하는 게 진정한 노래라는 걸 알려주신 거다"고 했다.

진정성이 통한 걸까. '차라리 웃고 살지요'는 공개 이후 벅스뮤직, 지니뮤직 성인가요 차트에서 각각 35위, 41위를 기록했다. 하동근은 "35위로 올라가는데 정말 듣는 분들이 이렇게 편안하고, 삶을 노래하는 걸 좋아한다는 걸 느꼈다"고 털어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거리두기가 사라지는 등 제약이 많이 풀린 덕에 활동에도 더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동근은 "코로나19가 처음 유행할 즈음 데뷔해서 가요 교실이나 야외 행사를 잘 못 했다. 오히려 방송이나 라디오 경험이 더 많았는데, 최근 코로나19가 잦아들면서 행사를 하러 가게 됐다. 더욱더 신인의 마음을 갖게 되더라. 데뷔 한 달 차의 마음"이라며 미소 지었다.

이어 "직접 관객분들과 소통하는 건 매번 새롭다. 왜 무대 위에서 노래해야 진정한 가수라고 하는지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특히 고향인 남해에서의 행사는 더욱 감회가 남달랐을 터. 몇 차례 남해에서 무대를 한 그는 "남해에서 태어나 30년을 거기서 자랐다. 유년 시절을 다 봐오신 분들이 관객석에서 응원해 주시는 거다. '아장아장 걷던 애가 가수가 돼 노래하네'라고 말해줄 때마다 남해의 첫째 아들인 나상도에 이어 둘째 아들로서 많은 분께 효도한다는 느낌이 든다. 갈 때마다 효도하는 것 같다"며 뿌듯해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