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이 부동산 PF시장 조사한다는데 [김진수의 부동산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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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부동산 자금조달 시장도 경색되고 있습니다. 초기 단계 시행사는 공사비 확보에 필요한 브릿지론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브릿지론으로 토지를 확보한 시행사도 공사비 급등 여파로 본 PF 대출 계약을 맺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PF 대출 계약을 한 현장도 건설사와 착공을 두고 마찰을 빚고 있습니다. 개발사업에서 착공 전까지 곳곳에서 파열음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PF 대출은 시행사 등 개발사업 주체가 사업 시행을 위해 필요한 건설 운용자금을 빌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본 PF 대출을 하기 전에 일시적으로 제2금융권으로부터 계약금과 약간의 사업비를 조달하는 것을 브릿지대출(론)이라고 합니다.
금감원은 저축은행과 캐피털사 등 여신전문업체(여전사)가 취급한 모든 PF대출에 대해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선제적으로 부실 PF 사업장을 찾아내 막겠다는 조치로 보입니다.
하지만 건설업계에서는 금감원의 움직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금감원의 PF 조사라는 한 마디가 곧바로 PF 대출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관치금융 성격이 여전한 국내 금융시장에서 감독당국의 한 마디에 더 긴장하고 움츠리는 게 금융업계입니다.
부동산 개발업계에서는 개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 주택 공급에 차질을 빚고 몇 년 후 입주난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금융계에서 진행 중인 PF도 중단할 수 있어 그 후폭풍이 거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글로벌 공급망 붕괴로 원자재난이 벌어지고 있고 건설 현장은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PF 시장마저 문을 닫는다면 주택 공급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PF 대출을 점검하더라도 시장이 위축되는 분위기를 조성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정상적인 주택 사업이 자금 조달을 통해 진행될 수 있도록 개발시장을 연착륙시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한 디벨로퍼 대표의 말을 새겨들을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