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고우석 세이브 1위 독주…3년 만에 신기록도 정조준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마무리 고우석(24)이 생애 첫 구원왕 타이틀을 향해 순항 중이다.

고우석은 7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11-8로 앞선 9회 등판해 오재일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지만,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마쳐 시즌 26세이브를 수확하고 이 부문 단독 선두를 지켰다. 팀이 자주 져 개점 휴업 중인 정해영(KIA 타이거즈·20세이브), 오승환(삼성 라이온즈·18세이브)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고우석은 독주에 들어갔다.

지금 추세라면 고우석은 2019년 세이브 순위 2위를 차지했을 때 올린 한 시즌 최다 세이브(35개)를 뛰어넘는 신기록을 작성할 게 분명하다.

작년과 비교해 수치상으로 크게 나아진 점은 블론 세이브다. 고우석은 2021년에 블론 세이브 7개로 이 부문 공동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올해에는 26번의 세이브 찬스에서 한 번도 기회를 날리지 않고 세이브 성공률 100%를 자랑한다.

비교적 넉넉한 상황에서 올린 세이브가 16개, 1점을 지킨 긴박한 세이브가 10개다. LG가 올해 1점 차 경기에서 10개 구단 중 가장 높은 승률(0.786·11승 3패)을 구가하는 건 '대포알 소방수' 고우석의 존재감 덕분이다.

김진성·김대유, 이정용, 진해수에 이어 정우영, 고우석으로 이어지는 LG의 필승 계투조가 확실한 체계를 갖추면서 고우석의 부담도 줄었고, LG 벤치의 불펜 운용도 훨씬 수월해졌다.

고우석이 올해 등판한 36경기에서 1이닝을 초과해 던진 적은 세 번뿐이다. 한 번은 2이닝을 던져 승리를 안았고, 8회 투아웃 이후 마운드에 올라 아웃카운트 4개를 잡는 포아웃 투구(1⅓이닝 투구)는 두 번 해서 모두 세이브를 낚았다.

LG 벤치는 아주 급한 상황이 아니면 고우석의 투구 이닝을 1이닝으로 제한한다.

확실한 관리 덕분에 고우석은 LG가 25년 만에 대구 원정 3연전을 쓸어 담은 7월 5∼7일 시리즈에서 모두 뒷문을 잠그고 승리에 힘을 보탰다.

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를 보면, 직구, 슬라이더, 커브 세 구종을 주로 던지는 고우석은 올해에는 좌타자를 겨냥한 체인지업을 가미해 쏠쏠한 재미를 본다. 또 투스트라이크 이후 작년보다 커브 구사율을 높이는 등 한층 진화한 볼 배합으로 마무리 4년 차를 슬기롭게 헤쳐가는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