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범소주·아시아나맥주…'골라먹는' 편의점 이색주 봇물 [오정민의 유통한입]

영상=CU 유튜브 채널
주류 성수기 여름을 맞은 편의점들이 특색 있는 신상품으로 '홈술족 공략'에 나섰다. '박재범 소주'를 필두로 연예인을 내세운 상품을 공수하는가 하면 해외여행 감성을 내세운 수제맥주 홍보를 위해 애니메이션 영상을 선보이기도 했다.

쏟아지는 콜라보 맥주…크라운부터 요기요까지

‘크라운맥주’. 사진=BGF리테일
10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류 매출이 급증한 편의점들은 올해도 자체브랜드(PB) 수제맥주 신상품을 앞다퉈 선보였다. 편의점들은 다양한 협업(콜라보) 맥주를 쏟아내며 공세를 펼치고 있다.

2020년 출시 후 누적 3000만개를 판매한 '곰표 맥주' 등 콜라보 맥주로 흥행몰이에 성공한 CU는 올해 다시 '추억 마케팅'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지난 5월 1993년 단종된 '크라운맥주'를 약 30년 만에 소환한 것을 비롯해 같은달에만 10여 종의 수제맥주를 출시했다. 이달에는 아시아나항공의 옛 CI(기업이미지)인 색동날개를 패키지에 넣은 ‘아시아나 호피 라거'를 선보였다. 오비맥주의 수제맥주 협업 전문 브랜드 '코리아 브루어스 콜렉티브(KBC)'가 아시아나항공과 손잡고 선보인 제품으로 '환상적인 한 캔의 여행'을 주제로 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홍보하는 게 눈길을 끈다.
사진=GS리테일
GS리테일의 GS25는 자사 사업 전략을 담은 차별화 맥주로 승부수를 던졌다. 운영사 GS리테일이 배달 어플리케이션(앱) 요기요를 인수한 것을 염두에 둔 '요기요맥주', 몽골 협력사 숀콜라이그룹이 생산한 현지 대표맥주 '골든고비맥주'가 대표적이다.

원래 무더운 여름이 맥주 성수기인 데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올해 특히 수제맥주 매출이 호조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주요 편의점인 CU·GS25·세븐일레븐에서 수제맥주 매출은 전체 맥주 매출 증가율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 올 들어 지난 7일까지 GS25와 세븐일레븐 수제맥주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35%, 26%씩 늘어 같은 기간 전체 맥주(15%·14%) 매출 증가율을 10%포인트 넘게 상회했다. CU 역시 올해 상반기 수제맥주 매출이 76% 급증해 전체 주류(15%)와 맥주(14%) 매출 증가율을 앞섰다.

스타酒가 뜬다…박재범 이어 임창정도 나섰다

사진은 지난해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서 열린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 브랜드 '원소주' 팝업스토어 오픈 행사 당시 모습.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프리미엄 소주와 전통주의 경우 스타 마케팅이 눈에 띈다.

GS25는 가수 박재범이 운영하는 주류업체 원스피리츠의 신제품 '원소주 스피릿'을 오는 12일부터 매장에서 판매한다. 올해 2월 원스피리츠가 한정 수량으로 선보여 오픈런과 매진을 부른 '원소주'의 후속 상품이다.

다만 각 매장별 입고 수량은 한정돼 있다. GS25의 경우 점포별 하루 최대 입고 수량을 4병으로 정했다. 매주 화·목·토요일 3회 입고된다.
사진=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은 임창정주(酒)를 밀고 있다. 올해 5월 가수 임창정이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고깃집 인기 메뉴를 바탕으로 한 '임창정미숫가루꿀막걸리'를 선보인 데 이어 이달 말 임창정의 히트곡 '소주 한 잔'과 동명의 전통 소주 제품을 출시한다. 소주 한 잔은 양조업체 '조은술세종'이 임창정과 협업해 만든 전통 소주다.

더울 땐 하이볼로…고가 위스키도 구비

사진=GS리테일
보다 고급스러운 주류를 찾는 홈술족을 위해 위스키를 비롯한 양주도 편의점 진열대에 올린다. 위스키에 음료를 탄 '하이볼'이 MZ(밀레니얼+Z)세대 홈술족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관련 매출이 늘었기 때문이다.

CU는 세계 3대 블렌디드 스카치 위스키로 꼽히는 '그란츠'의 트리플우드 제품을 오는 13일부터 판매한다. 올해 4월 처음 판매 당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입소문을 타고 2주 만에 도입 물량의 99%가 팔려 재입고한 것이다.

앞서 CU, GS25는 프리미엄 버번위스키 업체 미국 와일드터키사의 9년 숙성 버번 위스키 '켄터키스피릿 프라이빗배럴'을 선보이기도 했다.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계기로 집에서 술을 즐기는 홈술족이 증가하면서 편의점에서 고가 주류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이달 17일까지 CU의 앱 '포켓CU'에서 판매된 20만원 이상 위스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85% 뛰었다.

CU 관계자는 "최근 편의점 양주 매출은 MZ세대가 주도하고 있다. 상반기 양주 매출 중 20대와 30대의 비중은 지난해 38.7%에서 올해 49.2%로 10%포인트 이상 뛰었다"고 말했다.
쏟아지는 유통업계의 다양한 이야기를 맛보기 좋게 한입거리로 잘라 담았습니다. 유용하게 맛보는 [오정민의 유통한입], 같이 한입 하실까요?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