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멀고, 여사는 가깝다? [용와대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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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필 반장의 용와대에선"윤석열 대통령은 멀고 김건희 여사는 가깝다?"
尹, '인의 장막' 갇혀 있다는 이야기 나와
'어공'이 직언하기 어렵다는 지적
대통령실 사정에 정통한 여권 관계자가 저에게 한 이야기입니다. 무슨 의미일까요.'의견을 윤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하는 것보다 김 여사를 통하는 게 수월하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참모들이 윤 대통령에게 직언하기가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문제가 결국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히는 '인사'로까지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윤 대통령 취임 초반 김 여사 지인들이 국내 공식 일정에 동행해 문제가 됐습니다.이후 외교 일정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순방에 이원모 인사비서관 부인이자 윤 대통령, 김 여사와 친문이 있는 신 모 씨가 아무 직책 없이 동행하고 대통령 전용기까지 탑승해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가 "신 씨는 김 여사를 단 한 차례도 수행한 적이 없다. 스페인 마드리드 전체 행사를 기획하고 지원하기 위해 간 것"이라며 "(신 씨는) 오랫동안(11년) 해외에 체류하면서 영어에 능통하고, 지금 회사를 운영하며 국제 교류 행사를 기획하고 주관하는 일을 해 해외 행사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저희가 도움을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논란은 사그러들지 않았습니다.
가정이지만, 윤 대통령에게 사전에 이와 관련된 보고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논란을 피할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여권 내에서도 나옵니다.익명을 요구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인(人)의 장막에 갇혀 있다는 표현까지 나올 정도"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현 대통령실 근무자 면면을 살펴보면 수직관계 조직 문화에 익숙한 관료 출신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여기에 이른바 '윤핵관' 그리고 '윤심'으로 불리는 검사 출신 인사들까지 포진하다 보니 이들을 뚫고 '어공'(어쩌다 공무원)들이 대통령에게 직언하기는 어렵다는 겁니다.리얼미터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이어 갤럽 조사에서도 윤 대통령 국정 수행을 두고 부정 평가가 긍정을 앞서는 이른바 '데드크로스'가 나타났습니다.
특히, 갤럽 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고 평가한 응답자 4명 중 1명은 그 이유로 '인사'를 먼저 꼽았습니다.
지금이라도 위기의식을 갖고 '대통령은 다가가고, 여사는 멀어지는' 행보를 보여야 하지 않을까요.
문성필기자 munsp3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