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총리 '호화 관저'서 결혼파티 결국 포기"

BBC "장소 변경 가능성"…'총리실 버티기' 비난 의식한 듯
보리스 존슨(58) 영국 총리가 관저에서 열려던 결혼파티를 다른 곳으로 변경할 것으로 보인다고 BBC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캐리 존슨(34) 여사와 지난해 5월 런던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서 '깜짝 결혼식'을 한 존슨 총리는 원래 이달 중 지방관저인 '체커스'에서 가족·친구와 함께 파티를 열 예정이었다.

총리실 관계자는 그러나 BBC에 "100% 확정된 것은 없다"며 다른 곳이 파티 장소로 사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관저 결혼 파티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면서 나온 반응으로 보인다. 실제 정가에서는 존슨 총리가 전방위 사퇴 압박에 떠밀려 7일 보수당 대표에서 물러날 뜻을 밝히면서도 "후임자가 결정될 때까지 총리직을 수행하겠다"고 한 배경에 관저에서 결혼파티를 열려는 속내가 있다고 추측해왔다.

제1야당인 노동당의 앤절라 레이너 부대표는 존슨 총리가 즉각 '방을 빼지 않는' 단 하나의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체커스 파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노동당의 사디크 칸 런던 시장 역시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보수당 역시 국익이 아닌 개인적 이유로 총리직에 머무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지난 7일 임명된 제임스 클레블리 교육부 장관은 그러나 관저 결혼 파티에 아무런 문제도 없어 보인다며 "새 총리가 관대하게 결정할 사안으로, 국고에 아무런 부담을 주지 않는 행사"라고 말했다.

체커스 관저는 런던 북동부 버킹엄셔 에일즈베리에 있으며, 실내 수영장과 드넓은 잔디밭을 갖췄다.

이 관저는 국빈 초청 연회, 내각 회의 등에 주로 쓰인다. 존슨 총리는 코로나19 확진 뒤 이곳에 머물며 건강을 회복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