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외교장관 5시간 마라톤회담…블링컨 "유용했다"

블링컨 "우크라 전쟁 중·러 협력, 대만문제 등에 우려 표명"
신냉전 조짐 속에 치열한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외교장관이 5시간여간 우크라이나 전쟁, 대만 문제 등을 논의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9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만나 양자 회담에 이어 업무 오찬을 함께 하며 5시간 넘게 대화했다.

회의 후 블링컨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이날 대화가 "유용하고 솔직하고 건설적이었다"고 밝혔다.

왕 부장과 논의한 의제에 대해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해야 할 때라고 강조하고, 중·러 간의 연계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소개했다. 블링컨 장관은 현재로선 러시아가 의미있는 외교협상에 임할 것이라는 신호를 볼 수 없다면서 "우리가 러시아의 침공에 대항하지 않으면 힘이 정의가 될 것이며 이는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러시아의 침공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것일 뿐 아니라 세계질서의 기본 원칙에 맞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G20회의에서 다수 국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했다면서 러시아가 고립됐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왕 부장에게 대만 문제에 대한 깊은 우려의 뜻을 밝혔고 미·중 양국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영역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위험을 줄이는 방안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또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3억6천800만 달러(약 4천800억 원) 규모의 추가적 인도 지원을 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양자 회담은 작년 10월말 로마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이후 8개월여 만이다. 이번 회동은 국방장관 회담(6월10일), 미국 재무장관과 중국 경제 부총리 통화(7월5일), 합참의장간 통화(7월7일) 등 양국 고위급 소통이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성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