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격범은 '외로운 늑대'…직접 사제총 만들어 범행

아베 신조(67) 전 일본 총리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야마가미 데쓰야(41)는 아베 전 총리를 노린 확신범이 아니라 '외로운 늑대'(단독으로 행동하는 테러리스트)라는 분석이 나왔다.

교도통신과 아사히신문 등 현지 언론들은 9일 그가 경찰 조사에서 "어머니가 종교단체에 빠져 원한이 생겼다. 아베 전 총리가 그 단체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해 노렸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야마가미는 "어머니가 (종교)단체에 빠져들어 많은 기부를 하는 등 가정생활이 엉망이 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아사히신문은 그가 특정 종교단체의 이름을 거론하면서 "원한이 있었다"며 "이 단체의 리더를 노리려 했지만 어려워 아베 전 총리가 (그 단체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해 노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나라현 경찰은 전날 밤 기자회견을 열고 용의자는 "특정 단체에 원한이 있는데 아베 전 총리와 그 단체가 연결돼 있다고 믿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야마가미는 범행 전날인 7일에는 (나라시에서 210km 떨어진) 오카야마현 오카야마시에서 열린 아베 전 총리 유세 현장에도 간 적이 있다면서 "살해하기 위해 총을 만들어 (아베 전 총리의) 유세지를 따라다녔다"고 진술했다고 요미우리가 9일 보도했다.그는 자민당 홈페이지에서 아베 전 총리가 8일 오전 나라현 나라시에서 참의원 선거 거리 유세를 하는 일정을 파악하고 전철로 범행 현장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에서 부품을 사서 스스로 권총을 만들었다. 권총을 많이 만들었다"고 진술했다.

2002∼2005년 해상자위대에서 임기제 자위관으로 재직하면서 당시 소총의 사격과 해체 조립에 대해서 배운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2020년 가을부터는 간사이 지방에 있는 제조업체에 근무하다가 '힘들다'는 이유로 올해 5월 퇴직해 무직 상태였다.

그가 특정 정치단체나 폭력단에 소속되지 않았으며 단독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수사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마이니치 신문도 "용의자가 자신이 직접 만든 총을 사용한 '외로운 늑대'형 테러리스트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야마가미는 전날 나라현 나라시에서 자민당 참의원 선거 후보에 대한 지원 유세에 나섰던 아베 전 총리에게 접근해 자신이 제작한 총으로 총격을 가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

(사진=연합뉴스)


이휘경기자 ddeh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