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우상호 "與 서진하는데 우린 동쪽 안쳐다봐…이래서 집권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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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한달 인터뷰 "민주, 전국정당 고민해야…지지율 역전하고 떠나겠다"
'룰개정 논란' 뒷얘기도…"저를 '음모론 괴수'로 만들어, 상당히 서운"
"이준석 징계, 정치적 의도 있어…대통령과 윤핵관 허락 없이 가능하겠나"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을 국민의힘에 역전시켜 놓고 떠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달 10일 공식 취임한 뒤 한 달을 맞은 우 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한 달 연이은 선거 패배의 후유증을 조기에 수습했다고 평가한다.
유능한 민생정당, 민주주의의 후퇴에 맞서는 강력한 야당 등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 위원장은 "국민에게 쓸모있는 정당으로 거듭나는 게 진정한 혁신"이라며 "혁신을 하다 말면 또 심판받는다. '우상호식' 혁신은 지금도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전당대회 룰을 두고는 "당 전체를 생각한다면 최고위원 구성이 다양해져야 한다"면서 "이번은 전대가 임박해 무리라면 차기 지도부가 고민했으면 한다.
지금은 지도부만 보면 수도권 정당"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서진 정책을 펴는 데 우리는 영남에서 참패해 놓고는 동진은 커녕 동쪽은 쳐다도 안 본다.
이래서 재집권을 하겠는가"라며 외연 확장을 강조했다.
다음은 우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비대위 출범 한 달을 맞았다.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 연이은 선거 패배의 후유증은 조기에 수습하는 데에 성공한 것 같다.
유능하고 겸손한 민생정당, 민주주의 후퇴에 맞서는 강력한 야당 등 앞으로 민주당이 가야 할 방향을 정립했다고 생각한다.
-- 당의 혁신에 있어서는 큰 진전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 독선, 무능, 내분과 같은 이미지를 벗어나고 무능함을 유능함으로 바꾸는 게 혁신이다.
과거에는 혁신한다고 하면서 기득권 내려놓기를 했다.
하지만 국민들은 제 살 깎아 먹기보다는 국민의 삶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원한다.
진정한 혁신이란 국민들 밥그릇을 챙겨주고 강력한 야당을 만드는 것이다.
국민에게 사랑받기 위해 유능하고 겸손한, 민생 정당으로 가는 것이 혁신이다.
이런 것도 한 달 하다 말면 또 심판받는다.
지속해서 해야 한다.
'우상호식' 혁신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 최근 전당대회 룰을 두고 혼선이 빚어졌다.
▲ 이번 일은 당헌·당규에 정해진 원안이 분명히 있는데도, 주류 진영이 자신들한테 유리한 룰로 바꿔 달라고 요구한 것 아닌가.
이게 과연 옳은 일인지 고민이 있었다.
전준위에서 (그런 방향으로) 수정안을 가져온 것이고, 비대위 입장에서는 그렇게 개정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 당헌·당규에 있는 원안대로 가려고 한 것이다.
-- 일각에서는 비대위의 결정이 이재명 상임고문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아니냐고 해석이 나왔다.
▲ 저는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고 당의 혼란을 수습하려 비대위원장이 됐는데, 나를 음모론의 중심에 넣는 것은 어이없는 일이다.
아무리 당의 상도덕이 땅에 떨어져도 비대위원장으로 앉혀 놓고는 '음모론의 괴수'로 만드는 일을 해서 되겠나.
그것도 후배 정치인들이…. 상당히 서운했다.
(당시 우 위원장은 이례적으로 비대위 회의 모두발언을 생략하기도 했다.
)
(최고위원 권역별 투표제도의 경우) 결국 철회했지만, 민주당이 전국 정당으로 나아가려면 가장 중요한 게 최고위원 구성의 다양화다.
최근 몇 년 동안 호남, 영남, 충청에서 최고위원이 한 명도 못 들어온 것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이번에 무리였다면 다음 지도부가 고민했으면 좋겠다.
지금 최고위원 등 지도부만 보면 민주당은 수도권 정당이다.
국민의힘은 서진 정책을 펴는 데 우리는 영남에서 참패해 놓고는 동진은 커녕 동쪽은 쳐다도 안 본다.
이래서 재집권을 하겠는가.
-- 전당대회가 지나치게 특정 주자 쏠림으로 가는 측면이 있다.
▲ 하지만 전체적으로 당의 유력 대선후보에 '97그룹(70년대생·90년대 학번)'이 도전하는 현재 구도는 나름대로 신선하다고 본다.
박지현 전 공동비대위원장에게도 기회를 줄 수 있었다면 더 재미있었겠다.
20대, 40대, 60대가 나와 겨룬다면 신선하게 느껴졌을 텐데 당헌 당규상 어렵다고 하니 안타깝다.
--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 평가 작업은 어떻게 되고 있나.
▲ 위로부터 평가보다는 아래로부터 평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초선, 재선, 민주연구원 등이 선거 평가를 다 공개적으로 했다.
평가에서 그치면 의미가 없으니 30∼40대 소장파 학자들을 모아 당의 비전과 미래를 정리해보는, '뉴플랜'을 짜는 모임을 조직하고 있다.
조만간 공개할 것이다.
-- 국민의힘의 이준석 대표 징계는 어떻게 봤나.
▲ 정치적 의도가 숨겨져 있는 징계다.
집권 여당의 대표를 징계하는 일을 누가 책임질 수 있겠나.
결국 윤 대통령과 '윤핵관'의 허락 없이 윤리위가 독자적으로 징계했을 리 없다.
개인적으로는 국민의힘 핵심이 '안철수 의원과의 약속 지키기'를 한 것으로 본다.
대선 때부터 안 의원의 거취와 관련한 대화를 빼놓지 않고 메모하며 지켜봤다.
결국 안 의원에게 당 대표를 주려고 한 것 같았는데, 내년에 주느냐 이 대표를 빨리 사퇴시키고 주느냐의 문제로 봤다.
결국 국민의힘이 후자를 선택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일의 내상이 상당히 오래 갈 것으로 본다.
정치의 핵심은 통합인데 이렇게 잘라내는 식으로 결별을 하는 것은 당의 역사에 두고두고 남을, 후회하게 될 행보라고 본다.
또 경제와 민생에 전념하지 않고 내부 권력다툼, 전 정권의 싸움에 전념하는 것으로 비치며 여권의 지지율이 폭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세대는 앞으로 어떤 정치를 해야 한다고 보나.
▲ 86중에 초선 의원도 있다.
이 사람들을 선택한 것은 국민이다.
국회의원을 그만하라는 것은 국민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것 아닌가.
자기 할 일이 끝났다고 생각되면 물러나고, 아직 남아있다고 생각되면 열심히 하면 되는 것이다.
선(퇴진을) 압박할 게 아니라 본인들의 결단을 지켜봐 줄 문제라고 본다.
-- 앞으로의 정치 행보는.
▲ 특별한 계획은 없다.
제 목표는 민주당의 지지율을 국민의힘에 역전 시켜놓고 다음 전당대회 때 임기를 넘기는 것이다.
지지율 28∼30%대에서 (직을) 물려받았으니 역전을 해 놓고 물러나겠다는 결심이 있다. 임기를 마친 후에는 편하게 쉬면서 책을 쓰려 한다.
/연합뉴스
'룰개정 논란' 뒷얘기도…"저를 '음모론 괴수'로 만들어, 상당히 서운"
"이준석 징계, 정치적 의도 있어…대통령과 윤핵관 허락 없이 가능하겠나"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을 국민의힘에 역전시켜 놓고 떠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달 10일 공식 취임한 뒤 한 달을 맞은 우 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한 달 연이은 선거 패배의 후유증을 조기에 수습했다고 평가한다.
유능한 민생정당, 민주주의의 후퇴에 맞서는 강력한 야당 등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 위원장은 "국민에게 쓸모있는 정당으로 거듭나는 게 진정한 혁신"이라며 "혁신을 하다 말면 또 심판받는다. '우상호식' 혁신은 지금도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전당대회 룰을 두고는 "당 전체를 생각한다면 최고위원 구성이 다양해져야 한다"면서 "이번은 전대가 임박해 무리라면 차기 지도부가 고민했으면 한다.
지금은 지도부만 보면 수도권 정당"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서진 정책을 펴는 데 우리는 영남에서 참패해 놓고는 동진은 커녕 동쪽은 쳐다도 안 본다.
이래서 재집권을 하겠는가"라며 외연 확장을 강조했다.
다음은 우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비대위 출범 한 달을 맞았다.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 연이은 선거 패배의 후유증은 조기에 수습하는 데에 성공한 것 같다.
유능하고 겸손한 민생정당, 민주주의 후퇴에 맞서는 강력한 야당 등 앞으로 민주당이 가야 할 방향을 정립했다고 생각한다.
-- 당의 혁신에 있어서는 큰 진전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 독선, 무능, 내분과 같은 이미지를 벗어나고 무능함을 유능함으로 바꾸는 게 혁신이다.
과거에는 혁신한다고 하면서 기득권 내려놓기를 했다.
하지만 국민들은 제 살 깎아 먹기보다는 국민의 삶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원한다.
진정한 혁신이란 국민들 밥그릇을 챙겨주고 강력한 야당을 만드는 것이다.
국민에게 사랑받기 위해 유능하고 겸손한, 민생 정당으로 가는 것이 혁신이다.
이런 것도 한 달 하다 말면 또 심판받는다.
지속해서 해야 한다.
'우상호식' 혁신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 최근 전당대회 룰을 두고 혼선이 빚어졌다.
▲ 이번 일은 당헌·당규에 정해진 원안이 분명히 있는데도, 주류 진영이 자신들한테 유리한 룰로 바꿔 달라고 요구한 것 아닌가.
이게 과연 옳은 일인지 고민이 있었다.
전준위에서 (그런 방향으로) 수정안을 가져온 것이고, 비대위 입장에서는 그렇게 개정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 당헌·당규에 있는 원안대로 가려고 한 것이다.
-- 일각에서는 비대위의 결정이 이재명 상임고문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아니냐고 해석이 나왔다.
▲ 저는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고 당의 혼란을 수습하려 비대위원장이 됐는데, 나를 음모론의 중심에 넣는 것은 어이없는 일이다.
아무리 당의 상도덕이 땅에 떨어져도 비대위원장으로 앉혀 놓고는 '음모론의 괴수'로 만드는 일을 해서 되겠나.
그것도 후배 정치인들이…. 상당히 서운했다.
(당시 우 위원장은 이례적으로 비대위 회의 모두발언을 생략하기도 했다.
)
(최고위원 권역별 투표제도의 경우) 결국 철회했지만, 민주당이 전국 정당으로 나아가려면 가장 중요한 게 최고위원 구성의 다양화다.
최근 몇 년 동안 호남, 영남, 충청에서 최고위원이 한 명도 못 들어온 것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이번에 무리였다면 다음 지도부가 고민했으면 좋겠다.
지금 최고위원 등 지도부만 보면 민주당은 수도권 정당이다.
국민의힘은 서진 정책을 펴는 데 우리는 영남에서 참패해 놓고는 동진은 커녕 동쪽은 쳐다도 안 본다.
이래서 재집권을 하겠는가.
-- 전당대회가 지나치게 특정 주자 쏠림으로 가는 측면이 있다.
▲ 하지만 전체적으로 당의 유력 대선후보에 '97그룹(70년대생·90년대 학번)'이 도전하는 현재 구도는 나름대로 신선하다고 본다.
박지현 전 공동비대위원장에게도 기회를 줄 수 있었다면 더 재미있었겠다.
20대, 40대, 60대가 나와 겨룬다면 신선하게 느껴졌을 텐데 당헌 당규상 어렵다고 하니 안타깝다.
--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 평가 작업은 어떻게 되고 있나.
▲ 위로부터 평가보다는 아래로부터 평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초선, 재선, 민주연구원 등이 선거 평가를 다 공개적으로 했다.
평가에서 그치면 의미가 없으니 30∼40대 소장파 학자들을 모아 당의 비전과 미래를 정리해보는, '뉴플랜'을 짜는 모임을 조직하고 있다.
조만간 공개할 것이다.
-- 국민의힘의 이준석 대표 징계는 어떻게 봤나.
▲ 정치적 의도가 숨겨져 있는 징계다.
집권 여당의 대표를 징계하는 일을 누가 책임질 수 있겠나.
결국 윤 대통령과 '윤핵관'의 허락 없이 윤리위가 독자적으로 징계했을 리 없다.
개인적으로는 국민의힘 핵심이 '안철수 의원과의 약속 지키기'를 한 것으로 본다.
대선 때부터 안 의원의 거취와 관련한 대화를 빼놓지 않고 메모하며 지켜봤다.
결국 안 의원에게 당 대표를 주려고 한 것 같았는데, 내년에 주느냐 이 대표를 빨리 사퇴시키고 주느냐의 문제로 봤다.
결국 국민의힘이 후자를 선택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일의 내상이 상당히 오래 갈 것으로 본다.
정치의 핵심은 통합인데 이렇게 잘라내는 식으로 결별을 하는 것은 당의 역사에 두고두고 남을, 후회하게 될 행보라고 본다.
또 경제와 민생에 전념하지 않고 내부 권력다툼, 전 정권의 싸움에 전념하는 것으로 비치며 여권의 지지율이 폭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세대는 앞으로 어떤 정치를 해야 한다고 보나.
▲ 86중에 초선 의원도 있다.
이 사람들을 선택한 것은 국민이다.
국회의원을 그만하라는 것은 국민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것 아닌가.
자기 할 일이 끝났다고 생각되면 물러나고, 아직 남아있다고 생각되면 열심히 하면 되는 것이다.
선(퇴진을) 압박할 게 아니라 본인들의 결단을 지켜봐 줄 문제라고 본다.
-- 앞으로의 정치 행보는.
▲ 특별한 계획은 없다.
제 목표는 민주당의 지지율을 국민의힘에 역전 시켜놓고 다음 전당대회 때 임기를 넘기는 것이다.
지지율 28∼30%대에서 (직을) 물려받았으니 역전을 해 놓고 물러나겠다는 결심이 있다. 임기를 마친 후에는 편하게 쉬면서 책을 쓰려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