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사스, 차량용 반도체 글로벌 플레이어[지민홍의 일본주식 가이드]

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차량용 반도체 MCU 매출비중 세계적으로 가장 높아
전기차 보급 확대·자율주행 등으로 중장기적 전망 '긍정적'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언론에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이슈 중 하나가 차량용 반도체 숏티지(공급부족) 문제입니다. 현대차의 인기 모델 출고 대기기간은 최대 16개월에 달한다고 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하던 반도체 회사들이 다른 수요처(스마트폰, PC 등)로의 대응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면서 수급이 꼬이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반도체 업체들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마진이 낮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을 늘릴 유인이 적어 후 순위로 밀린 측면도 있습니다.

전체 반도체 시장을 놓고 보면 차량용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율이 10% 내외로 비중이 큰 편은 아닙니다. 수요량이 모바일/ PC반도체에 미치지 못하고 수익성 대비 개발 난이도가 높아 규모의 경제 실현이 힘듭니다. 낮은 수익성 때문에 삼성전자나 TSMC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습니다. 사람의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다른 반도체보다 극한 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는 높은 내구성과 신뢰도를 필요로 합니다. 따라서 기존의 검증된 플레이어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는 진입장벽을 가지고 있습니다.그렇다면 세계적으로 자동차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회사들은 어떤 회사들이 있으며, 어떤 아이템들이 있을까요. 차량용 반도체의 경우 상위 몇 개 업체들이 시장을 과점하고 있습니다. 용도에 따라 파워트레인용(엔진/모터/배터리 등), 샤시용(조향/제동 등), 인포테인먼트용(AVN, 디지털클러스터 등), 통신용으로 구분됩니다. 기능에 따라서는 MCU(Micro Controller Unit), 엑츄에이터 구동IC, 전력관리 IC, 통신칩, 센서 등이 있습니다. 각각의 아이템별로 시장점유율이 다르긴 하지만 네덜란드의 NXP, 독일의 인피니언, 일본의 르네사스, 미국의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온세미컨덕터, 스위스의 ST마이크로 등이 과점하고 있습니다.
이 중 일본의 르네사스(6723)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려고 합니다. 7월8일 기준 시가총액 약 23조원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차량용 반도체 MCU 매출비중에서는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28%) 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르네사스 역시 다른 차량용 반도체 회사들과 같이 호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작년 연간 매출 9941억엔(YoY +38.9%), 영업이익 1836억엔(YoY +182%)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 매출은 3467억엔(YoY +70.2%), 영업이익은 1001억엔(YoY +231.5%)을 기록했습니다.

르네사스는 2002년 NEC(6701)로부터 사업이 분리되며 시작된 회사입니다. 이후, 2003년 히타치제작소(6501), 미쯔비시전기(6503)의 반도체 사업과 통합하며 르네사스테크놀로지가 됐고, 2010년 NEC일렉트로닉스와 합병하며 지금의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가 됐습니다. 르네사스의 최대주주는 INCJ(20.1%)인데, INCJ(The Innovation Network Corporation of Japan)는 민관이 함께 참여한 산업혁신기구로 일본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2009년 설립된 정부주도 운영기구입니다. INCJ외 르네사스의 주주구성을 보면 덴소(6902)가 8.7%, 도요타자동차(7203)가 3.8%, 히타치제작소, 미쯔비시전기 역시 각각 3.1%, 2.6% 보유 중입니다.사업은 크게 자동차향 사업과 산업·인프라·사물인터넷(IoT)향 사업으로 구성됩니다. 올해 1분기 기준 자동차용 반도체 사업의 매출은 1539억엔(매출 비중 44%), 영업이익 575억엔, 영업이익률 37.4%를 기록하였습니다. 자동차용 사업에는 자동차의 엔진이나 차체 등을 제어하는 반도체, 자동차 내외 환경을 탐지하는 센서링 시스템이나 다양한 정보를 운전자 등에게 전달하는 반도체, 자동차 내 인포테인먼트에 쓰이는 반도체 등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르네사스는 후쿠시마현 앞바다 지진 영향으로 일시 중단되었던 3개 공장(나카, 다카사키, 요네자와) 4개 라인이 3월 26일부터 가동을 재개했고 지진 발생 전 생산능력을 복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회사의 2분기 예상 매출 역시 1분기보다 성장한 3750억엔(QoQ +8.2%)으로 예상했습니다. 애널리스트 평균 추정치 역시 3분기부터는 톤 다운되는 흐름이지만 2분기 최대 실적, 향후 중장기적 전망은 긍정적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중장기적 긍정적 전망의 가장 큰 이유는 전기차 보급 확대 및 자율주행의 시작입니다. 미국자동차공학회(SAE)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자동차 한 대당 200~300여개의 반도체가 사용되고 있는데, 자율주행 3단계 이상으로 올라가면 5~10배 수준의 반도체가 필요할 것이며, 자동차 한 대당 탑재되는 반도체 금액도 자율주행 2단계 150달러, 3단계 580달러, 4~5단계 860달러까지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이렇듯 전문가 전망의 큰 줄기 요약해 보면 “차량용 반도체는 단기적으로 공급부족의 정점을 지난 것은 맞다. 하지만 2023년 정도는 되어야 어느 정도 완화될 것이며, 중장기적으로는 전기차, 자율주행의 상용화가 본격화되면서 구조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기존 차량용 반도체 플레이어들 외 글로벌 파운드리들이 볼 때 아직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는 작고, 타 반도체 대비 수익성이 낮기 때문에 쉽게 증설 결정을 내리기도 힘들어 보입니다. 따라서 현재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회사들의 이익은 당분간 좋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율주행 등 스마트한 자동차의 보급으로 차량용 반도체 채용이 대폭 확대되는 성장을 보여주면, 완성차 업체들의 자체역량 강화 등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습니다.

점차 커지는 과점화 된 시장에서 강력한 신규 경쟁자는 누가 될지, 이에 기존 업체들은 어떻게 대응할지, M&A 등 기업간 합종연횡은 진행될지, 그 결과 결국 시장에서 강자로 살아남아 좋은 주가 퍼포먼스를 보여 줄 회사는 어디가 될지 등 투자자 입장에서 관심을 가지고 흥미롭게 지켜볼 부분입니다.<한경닷컴 The Moneyist> 지민홍 신한금융투자 한남동PWM센터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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