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90 카펫, 폐어망으로 만든다

현대차, 친환경 소재 비중 확대
사탕수수 시트·재활용 도료 개발
전기차 아닌 플래그십에도 적용
현대자동차가 올 연말께 선보이는 제네시스 대형 세단 G90의 바닥 카펫을 폐어망으로 만들기로 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재활용 친환경 소재 사용 비중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10일 현대차 지속가능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는 해양폐기물인 폐어망을 재활용한 BCF(나일론) 원사로 만든 카펫을 신형 G90에 적용한다. 전기차에 주로 적용된 친환경 소재를 플래그십 세단인 G90으로 확대하는 것이다.현대차는 차량용 친환경 소재를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바이오 소재 함량이 20%인 ‘폴리프로필렌 복합수지(TPO) 시트’가 대표적이다. 설탕을 만들고 남은 사탕수수로부터 에탄올을 추출해 자동차 내장용 시트를 제작한다. 또 옥수수 전분에서 추출한 ‘바이오 폴리올’로는 ‘폴리우레탄(PU) 인조가죽’을 제조 중이다. 석유로 만든 PU 인조가죽보다 제조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가 47% 적다.

스타벅스 커피박(커피 찌꺼기)으로 만든 바이오 복합재를 활용해 차량용 부품을 제작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폐목재, 오크통, 신문지를 재활용한 ‘리얼우드 시트’도 개발하고 있다. 현대 관계자는 “친환경 재료로 내장부품을 고급화해 상품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폐차 부품으로부터 회수된 재활용 플라스틱 활용처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개발된 소재는 주로 전기차에 적용되고 있다. 최근 출시된 아이오닉 6에는 폐타이어를 재활용한 도료, 식물성 원료를 사용한 도료로 내·외장 도색을 했다. GV60, GV70 전기차, G80 전기차엔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원사를 가공해 차량의 천장, 선바이저(햇빛가리개), 짐칸과 필라 내장재 등에 적용된다. 아이오닉 5(사진)에도 재활용 투명 페트병을 가공한 원사가 시트, 운전석 팔걸이 등에 장착됐다.회사 관계자는 “차량 재활용 가능률은 85%에 달하며, 열에너지 회수까지 포함하면 이 비율이 95%까지 높아진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