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부담 줄여준다더니…외면받는 '금리상한 주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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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 제한폭 0.75%P로 너무 커금리 상승기 대출 보유자의 이자 부담을 덜기 위해 정부 주도로 지난해 출시된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이 소비자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0.75%포인트라는 금리 상승 제한폭이 너무 큰 데다 0.2%포인트의 가산금리까지 추가로 물어야 해 소비자의 체감 효과가 미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5대은행 1년간 60건 판매에 그쳐
정부의 2021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과제로 포함된 금리상한형 주담대는 작년 7월 15일부터 전국 15개 은행에서 판매됐다. 시장금리가 오르더라도 대출금리의 상승폭을 연간 0.75%포인트, 5년간 2%포인트 이내로 제한한 게 핵심이다. 이 상품은 특약 형태로 가입할 수 있는데, 현재의 변동금리 수준보다 0.2%포인트 높은 이자율을 기본적으로 부담해야 한다. 즉, 향후 1년간 금리가 0.95%포인트 이상 올라야 대출 보유자 입장에서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0.75%포인트라는 상승폭이 너무 높게 설정돼 있어 소비자 호응을 얻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 8일 기준 4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3.70~6.05%로 작년 12월 31일(연 3.71~5.07%) 대비 상단은 1%포인트 가까이 올랐지만 하단은 오히려 소폭 내렸다. 실제로 상단 금리를 적용받는 대출자 수는 많지 않다.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차라리 0.2%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내지 않아도 되는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8일 기준 4대 은행 주담대 고정금리는 연 4.37~6.11%로, 변동금리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은행들은 당초 1년간 금리상한형 주담대 운영 결과를 본 뒤 이달 연장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 상품 판매를 계속하되 조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