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포드, 새 주인 찾는다…"인플레로 성장 둔화"

제조 원가 불어나
수익성 악화 전망
中시장 봉쇄도 악재

몸값 수십억弗 전망
명품 브랜드 톰 포드(사진)가 매각을 추진한다. 인플레이션 탓에 제조원가가 불어나 장기적으로 기업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톰 포드가 미국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와 함께 기업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각 거래 관계자는 톰 포드의 기업가치가 수십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매각한 뒤 창업주가 경영을 계속하는 권리를 부여하는 옵션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톰 포드는 장기적으로 수익성이 악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비용 급등으로 인해 제조와 물류비용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명품 소비시장인 중국이 장기간 봉쇄될 것이란 전망도 영향을 미쳤다. 명품 제조원가는 오르는데 소비가 위축될 것이란 설명이다.

창업주 톰 포드는 1990년 명품 브랜드 구찌의 여성복 디자이너로 근무하기 시작했다. 노쇠한 구찌를 세련된 브랜드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 실력을 인정받은 그는 1994년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됐다. 1999년 구찌가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 입생로랑을 인수하자 두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겸임하기도 했다.

톰 포드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명품 시장은 축소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모닝리서치의 데이비드 스와츠 애널리스트는 “인플레이션이 미국 소비자들의 생필품 소비를 위축시킬 순 있어도 부유층의 명품 소비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 소비 행태가 달라질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