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급 낙마·청문회 패싱 각 4명째…지지율 하락 속 인사 난항

송옥렬 자진 사퇴·김주현 임명 강행…尹정부 출범 두달에도 조각 못 마쳐
윤석열 정부가 출범 두 달째를 맞은 10일까지도 초대 내각 인선이 마무리되지 못했다. 인사 실패가 국정 지지도 하락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이날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자진 사퇴가 부실 검증 논란을 한층 더 키우는 모양새다.

송 후보자는 이날 오후 "큰 공직을 맡아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 확신이 서지 않는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새 정부 들어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정호영·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장관급으로는 네 번째 낙마다. 송 후보자는 앞서 장승화 무역위원회 위원장, 강수진 고려대 로스쿨 교수 등이 물망에 오른 끝에 지난 4일 새 규제당국 수장으로 지명됐다.

이후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후배에 사법시험 동기라는 점이 부각됐고, 지난 2014년 학생들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한 일이 재조명되며 야권의 비판에 직면했다.

이런 리스크는 인사 검증 단계에서 이미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규제 개혁을 염두에 두고 논란 여지를 무릅쓴 채 상법 분야 권위자를 발탁했으나, 스스로 버티지 못했다는 게 대통령실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송 후보자가 국민 앞에 발가벗겨진 자신의 모습을 견디기 어려웠던 것 같다"며 추가 비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일축했다.

코로나19 재유행 조짐이 나타난 가운데 복지장관 후보자들이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고 연달아 낙마한 것도 야권의 인사 실패 프레임을 강화하는 대목이다. 병원장 출신의 정호영 후보자는 '아빠 찬스' 논란을 돌파하지 못했고, 그 이후 여성 우선 발탁 방침에 따라 기용한 김승희 후보자는 의원 시절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까지 받게 되며 불명예 사퇴했다.

윤 대통령은 차기 복지장관 후보자 인선을 서두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에서 한때 '세 번째 낙마는 절대 안 된다'는 논리로 의원 입각을 점치기도 했으나, 되도록 감염병 전문가를 발탁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한다.

일각에서 문재인 정부 코로나19 방역의 아이콘인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의 깜짝 발탁을 거론하기도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복지장관 인선과 관련, "대안이 준비돼 있다고 들었다"며 "조만간 새 후보자를 발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은 오는 11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은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 임명안을 재가하기로 했다.

새 정부 들어 청문회를 건너뛴 임명 강행은 김창기 국세청장,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승겸 합참의장에 이어 벌써 네 번째가 된다.

21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이 지연되면서 일부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지만, 여소야대 지형에서 야당 '패싱'으로 비치는 데 대한 부담이 뒤따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민생 경제를 위해 챙겨야 할 현안이 많아 더 자리를 비워둘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