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전 첫 승' 수원FC 김도균 감독 "속 후련하다"

'패장' 안익수 서울 감독 "팬들 심정 이해…우리 할 일에 집중해야"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을 상대로 역대 첫 승리를 따낸 수원FC의 김도균 감독이 마침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김도균 감독은 1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21라운드 홈 경기에서 서울을 4-3으로 꺾은 뒤 "대구FC나 인천 유나이티드 등 이기지 못했던 팀들을 상대로 올 시즌 승리했는데, 서울을 마지막으로 다 이겨본 것 같다.

속이 후련하다"며 웃었다.

서울은 수원FC가 그간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상대였다. 이날 전까지 역대 7차례 맞대결에서 1무 6패로 압도적인 열세에 놓여 있었다.

하지만 수원FC는 이날 후반에만 4골을 몰아치는 뒷심으로 서울을 4-3으로 물리쳤다.

후반 초반까지만 해도 0-2로 쫓겼으나, 후반 7분 이승우의 만회골을 기점으로 라스, 김승준이 득점포를 가동해 3-2로 역전했다. 이후 후반 추가 시간 서울에 동점골을 내줘 3-3으로 맞섰으나, 이번에는 정재용이 결승골을 터트려 수원FC에 승리를 안겼다.

김도균 감독은 "양 팀 다 무더위 속에서 엄청난 경기를 했다.

서울과 수원FC 팬들에게 즐거운 경기를 보여드린 것 같다"며 흡족해했다. "초반 실점이 아쉬웠지만,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고 충분히 득점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털어놓은 그는 "0-2 스코어를 역전시키고, 다시 동점을 허용한 뒤 승리한 건 그만큼 선수들의 투혼과 의지가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선수들에게 고맙고, 멋진 경기를 했다고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역전할 거란) 희망을 품고 있었다.

후반 마지막 시간에 쫓아가는 팀과 쫓기는 팀의 양상이 있다.

우리가 쫓기다가도 남은 시간에 기회가 올 거로 생각했는데 선수들이 투혼을 발휘해줬다"고 거듭 선수들을 치켜세웠다.

무더위에 적응하지 못하고 지난 2경기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인 이승우가 전반 중반 교체 투입된 뒤 부활한 점도 팀엔 큰 힘이 됐다.

김 감독은 "실점 때문에 일찍 투입했는데, 오늘 몸놀림이 상당히 좋았다.

많이 뛰다가 쥐가 났지만, 그런 부분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며 "득점을 해줄 거란 기대를 하고 들여보냈는데 충분히 제 역할을 해줬다"고 평가했다.

뒤이어 득점한 라스에 대해서도 "오랜 시간 득점이 없었다.

선수 본인도 고민을 많이 했을 거다.

기회가 있을 때 2% 부족한 부분이 있었는데, 오늘 득점해 준 대로 앞으로도 이어 나가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리그에서 6경기 연속 무패(5승 1무)로 상승세를 탄 수원FC는 이날 승리로 파이널 A 마지노선인 6위(승점 28·8승 4무 9패)까지 올라섰다.

김도균 감독은 "파이널 A에 드는 게 목표"라며 "지금 성남FC 외에는 승점 차가 크게 나지 않는다.

스플릿에 돌입하기 전까지 최대한 승점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다잡은 승리를 놓친 안익수 서울 감독은 아쉬운 패배에도 선수들을 다독였다.

안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이 부분에 대해 실망할 필요는 없다"며 "그 안에서 견뎌내고 발전할 부분들을 생각하고, 다음 경기에 대한 준비를 착실히 해 좋은 경기 내용을 가져올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스마르, 한승규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 속에 서울은 리그 5경기 연속 무승(2무 3패)을 기록하며 9위(승점 23·5승 8무 8패)에 머물렀다.

안 감독은 "부침이 있는데, 실망하시는 팬들의 심정은 이해한다. 우리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하고 이런 부분들을 회복하는 게 서울 선수들다운 모습일 것"이라고 개선을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