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지지율 30%대로 추락…'이준석 중징계' 영향 미쳤나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사진)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취임 두 달 만에 30%대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달아 나왔다. 집권여당인 국민의힘 지지도는 14주 만에 더불어민주당보다 낮아졌다. 이준석 대표의 중징계 사태를 계기로 내홍을 겪는 당내 모습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 지지율 30%대로 추락

리얼미터가 지난 4~8일 전국 18세 유권자 2525명을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37%로 전주(44.4%) 대비 7.4%포인트 하락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긍정 평가가 30%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5월 10일 취임 이후 처음이다.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전주(50.2%)보다 6.8%포인트 오른 57.0%를 기록했다. 6월 4주차 이후 3주 연속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보다 높은 ‘데드크로스’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자료=리얼미터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8~9일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윤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는 긍정 34.5%로 40% 선이 붕괴됐다. 전주(42.8%) 대비 8.3%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부정 평가는 8.9%포인트 오른 60.8%를 기록했다. 3주 연속 데드크로스 상태다.

20대 지지율, 가장 큰 폭 하락

두 조사 모두 20대에서 지지층 이탈이 두드러졌다. 리얼미터 조사를 보면 전 연령대 가운데 20대의 지지율 하락 폭(12.9%포인트)이 가장 컸다. 이어 60대(10.2%포인트 하락), 70대 이상(8.0%포인트 하락), 40대(5.8%p포인트 하락), 30대(4.1%포인트 하락), 50대(3.7%포인트 하락) 순이다. KSOI 조사에서도 만 18세~29세(20대)의 부정 평가율이 전주 51.7%에서 이번주 68.7%로 가장 큰 폭(17.0%포인트)으로 올랐다.
자료=리얼미터
정당 지지도도 빠졌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보다 2.6%포인트 내린 40.9%를 기록하며 민주당(41.8%)보다 낮아졌다. 국민의힘이 오차범위 내에서라도 민주당에 지지도가 뒤처진 건 3월5주차 조사(민주당 41.2%·국민의힘 40.4%) 이후 14주 만이다. 다만 KSOI 조사에선 국민의힘이 38.6%, 민주당이 29.0%로 조사됐다. 직전 조사에 비해 국민의힘은 2.3%포인트, 민주당은 6.6%포인트씩 동반 하락했다.

세력 다툼 몰두한 與에 등 돌렸나

이번 조사에 이준석 대표의 중징계 사태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을 받는 이 대표에게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초유의 당 대표 징계로 정부 출범 59일 만에 집권 여당은 리더십 공백 사태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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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새 지도 체제를 둘러싼 당권 경쟁까지 맞물려 당 내홍은 더 깊어지고 있다. 물가 상승, 환율 급등 등 경제 위기 상황에 집권 여당이 권력 다툼만 매몰된 모습이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대한 부정 평가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전 연령대 가운데 20대 지지율이 가장 많이 빠진 점도 이 대표 징계 사태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가 국민의힘 지지율보다 낮은 것은 핵심 지지층에서 대통령과 당을 분리해 평가하는 징후이고, 핵심 지지층이 이탈해야 가능한 현상"이라며 "'이준석 징계’ 여진까지 고려하면 매우 위험한 신호"라고 분석했다.한편 이 대표의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에 대해선 여론이 엇갈렸다. KSOI 조사에 따르면,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이 대표의 징계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적절하다'고 답한 비율은 33.2%로 '과도하다'는 응답(31.0%)보다 많았다. '미흡하다'는 27.5%다. 세 응답 모두 오차범위(95% 신뢰수준 ±3.1%포인트) 내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