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기술위원장 "시야 넓혀 WBC 대표 선발…팬 목소리 경청"

"WBC 성적은 KBO리그 흥행에도 영향…한국계 빅리거와 면담 계획"
"WBC 성적이 KBO리그 흥행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겠습니까. "
염경엽(54)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준비를 시작하며 '성적'을 강조했다.

그러나 '팬들의 목소리'도 경청할 생각이다.

염경엽 기술위원장은 1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제 2023 WBC 준비를 시작한다. 기술위원, KBO 관계자 등과 머리를 맞대고, 팬들이 원하는 '최상의 조합'을 만들 것"이라며 "WBC는 메이저리거 등 최고의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다.

(24명을 뽑는) 올림픽, 아시안게임보다 엔트리(28명)에 여유가 있고, 한국계 빅리거도 뽑을 수 있다.

시야를 넓혀 대표팀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염경엽 위원장의 말처럼 2023년 3월 개막하는 WBC는 '가장 높은 수준의 야구 국제대회'다.

미국 메이저리그 시즌과 일정이 겹치는 올림픽에는 빅리거들이 출전하지 못한다.

그러나 시즌 시작 전인 3월에 개막하는 WBC에는 빅리거들이 대거 각국 대표팀에 합류한다. WBC에서는 부모 또는 조부모의 혈통, 자신의 출생지 등의 인연이 있으면 해당 국가의 대표로 뛰는 걸 허용해 '선수가 대표팀을 선택'하는 흥미로운 사연도 쏟아진다.

그동안 '한국 국적의 선수'로만 대표팀을 뽑은 한국 야구계에서도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한국계 선수를 WBC 대표팀에 포함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데인 더닝(텍사스 레인저스), 미치 화이트(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코너 조(콜로라도 로키스), 라일리 준영 오브라이언(시애틀 매리너스), 롭 레프스나이더(보스턴 레드삭스) 등이 WBC에서 한국 대표팀으로 뛸 수 있는 '한국계 선수'다.

한국인 어머니 미수 더닝(한국명 정미수)씨와 미국인 아버지 존 더닝 씨 사이에 태어난 오른손 투수인 더닝은 2020년 9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대표로 뛰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염경엽 위원장은 "KBO와 '한국계 선수' 대표팀 발탁에 관해 논의할 계획이다.

미국으로 건너가 해당 선수와 면담도 할 생각"이라며 "우리가 WBC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시야를 넓혀야 한다.

'배제'보다는 '조화'를 통해 전력이 상승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한국은 2006년 1회 WBC에서 4강 진출에 성공하고, 2009년 2회 대회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2013년과 2017년에는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6년 만에 다시 열리는 WBC에서 한국 야구는 명예 회복을 노린다.

염경엽 위원장은 "2006년 WBC, 2008년 베이징올림픽(우승), 2009년 WBC(준우승) 등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며 KBO리그 인기도 상승했다"며 "이번 WBC에서는 꼭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

국제대회에서 팬들께 좋은 모습을 보여야 KBO리그를 향한 관심도 커진다"고 다짐하듯이 말했다.

더불어 그는 "전력에 집중해 대표팀을 꾸리는 과정에서 혹시 우리가 놓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기술위원과 자주 대화하고, 팬들의 목소리도 경청하면서 '최적의 대표팀'을 구성하겠다"고 '논란을 최소화한 대표팀 구성'도 약속했다.
기술위원회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WBC 감독 선임이다.

염경엽 위원장은 "KBO리그 올스타 브레이크(15∼21일) 때 기술위원회 첫 회의를 할 계획"이라며 "WBC를 경험했거나, 국제대회에서 역량을 보인 지도자가 감독, 코치 후보가 될 것이다.

코칭스태프에 합류하지 않더라도, WBC를 경험한 분들께 조언을 구하겠다"고 전했다.

KBO는 WBC·올림픽에서 활약한 '국민타자' 이승엽 KBO 홍보대사와 2006년 WBC 대표팀에서 투수로 뛴 '빅리거 출신' 김선우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을 기술위원회에 포함했다.

'WBC 경험'이 대표팀 전력 상승에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염경엽 위원장은 "시야를 넓히고, 귀를 더 열어서 최적의 WBC 대표팀을 구성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