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금리에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 이어져…신용대출 감소 폭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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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기준 역대 최소 증가가계대출 증가세의 둔화가 이어졌다. 주택담보대출은 늘었지만, 치솟는 대출금리 부담에 신용대출과 같은 기타대출의 감소 폭이 확대된 영향이다.
기타대출 1조2000억원 감소…신용대출 금리 5% 후반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22년 6월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은 3000억원 증가한 1060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가계대출은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5개월 만에 다시 증가한 뒤 석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가 폭은 6월 기준으로 속보치를 작성한 2004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역대 최소치는 2007년 6월(9000억원)이었다.
기타대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영향이 컸다. 지난달 기타대출은 1조2000억원 줄면서 5월 감소 폭(5000억원)보다 확대됐다. 이는 6월 기준으로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수준이다. 이전 최소치는 2010년 6월(0조원)이었다.
대출금리 상승 등에 영향받아 신용대출 중심으로 감소 폭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5월 은행권 일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5.78%를 기록했다. 5개월 연속 상승세로, 2014년 1월(5.85%) 이후 8년 4개월 만에 최고치다. 황영웅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대출금리가 상승하고 있어서 기타대출이 줄어들었다"며 "주식이나 기타 자산 쪽에서 자금조정이 나타나는 부분도 기타대출 수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주택담보대출은 1조4000억원 증가하면서, 5월 증가 폭(8000억원)보다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주택매매 관련 자금수요 둔화에도 전세 및 집단 대출 취급이 이어지면서 증가세가 이어졌다. 전세자금대출은 9000억원 늘면서 5월(1조1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은 1만7000호로 5월(2만4000호)보다 줄었으며, 입주물량도 2만8000호로 전달보다 줄었다.
6월 기준 기업대출은 속보치를 작성한 2009년 6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달 말 은행의 기업대출은 6조원 늘면서 잔액은 1125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치는 2021년 6월(5조1000억원)이었다. 분기말 계절적 감소 요인에도 은행의 기업대출 취급 노력, 시설 및 결제성 자금 수요 등으로 증가세가 이어졌다.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 대출이 5조4000억원 늘었다.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지속되는 가운데 시설자금 수요 등으로 증가세가 이어졌다. 대기업 대출은 6000억원 늘면서 5월(4조3000억원)보다 대폭 줄었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1조7000억원 늘면서 5월(2조원)보다 줄었다.
은행 예금을 비롯한 수신 잔액의 증가 규모는 다시 학대됐다. 23조3000억원이 늘면서 잔액은 2210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수시입출식 예금은 15조5000억원 늘면서 증가 폭이 확대됐다.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 결제성 자금 확보를 위한 기업자금 유입 등으로 증가했다. 정기예금도 9조5000억원 늘면서 5월(19조5000억원) 대비 증가 규모가 축소됐다. 금리상승 등으로 가계 및 기업자금이 유입된 데 따른 결과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