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EFA "슈퍼리그는 카르텔…열린 경쟁 체제 무너질 수도"

슈퍼리그 측 "UEFA의 철권통치, 유럽 축구 관련 권한 '독점'"
유럽축구연맹(UEFA)이 법정 다툼 중인 유러피언슈퍼리그(ESL)를 향해 '카르텔의 교과서'라고 비판했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UEFA 측 변호인단은 이날 유럽사법재판소(ECJ)에서 열린 청문회에 출석해 "ESL이 출범했다면 빅클럽들의 폐쇄적 카르텔이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SL은 지난해 4월 AC밀란, 인터 밀란, 유벤투스(이상 이탈리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이상 스페인), 아스널, 첼시,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토트넘 홋스퍼(이상 잉글랜드) 등 유럽 12개 빅클럽이 참여 의사를 밝혔던 유럽 최상위 축구 대회다.

하지만 '부자 구단들을 위한 축제'라는 축구계 안팎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발표 72시간 만에 9개 구단이 탈퇴를 선언해 동력이 상실됐다. 다만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유벤투스는 뜻을 굽히지 않아 UEFA와 충돌해 왔다.

이들이 주축이 된 ESL 측은 UEFA와 국제축구연맹(FIFA)이 상대로 유럽연합(EU)의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다며 스페인 마드리드 상업법원에 소송을 걸었고, 이 법원이 ECJ의 판단을 구하면서 11일부터 ECJ 주최 청문회까지 열렸다.
이날 UEFA 측 변호인 도널드 슬레이터는 "부유한 구단들만 참가할 수 있는 '닫힌 형태의 리그'는 곧 카르텔의 대표적 예시"라며 "ESL이 인가되면 다른 폐쇄적 형태의 리그도 등장해 기존의 클럽 간 열린 경쟁 체제가 무너진다"고 주장했다. 이에 ESL 측을 대리한 미겔 오드리오솔라는 UEFA가 유럽 축구계의 규제 기관을 자처하면서도 상업적 이득을 추구하는 것이 이해충돌의 소지가 있다고 반박했다.

UEFA와 FIFA가 유럽 내에서나 전 세계 차원의 축구 대회를 주관할 권리를 독점하고 있다며 반독점법에 저촉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수십 년간 UEFA는 철권통치를 일삼았다"며 "자신의 독점적 지위를 위협하는 여러 구단을 모두 쫓아냈다"고 말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적어도 내년 초는 돼야 이에 대한 ECJ의 결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