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근영의 메타버스와 암호화폐 이야기] "암호화폐 99.9%는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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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인류 역사는 새로운 혁신기술이 나타날 때마다 버블의 생성과 소멸이 반복되었다.
네덜란드의 튤립 버블, 영국의 남해회사 버블, 미국의 철도 버블, 그리고 20세기 IT 버블이 대표적이다.
1990년대 후반 인터넷은 투자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게 된다.
집에 앉아 뉴스와 영화, 책을 읽고 편지 대신 e-mail로 소통이 가능한 꿈의 통신망이 본격 대중화되자 너도나도 인터넷 사업에 뛰어들었고 수많은 벤처기업이 탄생했다.특히 당시 시가총액 1,000억 달러가 넘던 인터넷 최고기업 AOL과 세계최고 미디어그룹 타임워너의 합병은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수많은 IT기업 주가를 동반 폭등시켰다.
그러나 인프라 미비와 기술 개발 지연으로 느려터진 전송속도와 열악한 UI(유저인터페이스)등 실사용이 거의 불가능한 현실에 실망한 투자자들의 이탈로 AOL 타임워너의 합병효과가 흐지부지되면서 주가는 폭락하기 시작했고 동반 상승했던 IT 기업들의 몰락을 불러왔다.
1995년~2000년까지 나스닥 지수는 무려 400% 상승하지만 2001년 급속도로 붕괴되면서 투자자들은 무려 5조 달러의 손실을 입게 된다. 결국 2002년 10월에는 나스닥지수가 역대 최고치에서 78% 하락했으며 CISCO와 퀄컴은 86%, 지금은 세계 최고 IT기업인 아마존 주가도 무려 95%나 하락했다.우리나라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IT버블의 핵심 테마주인 골드뱅크, 장미디어, 드림라인, 메디슨, 하우리, 새롬기술 등이 상장 폐지되었다. 버블 당시 코스닥 상장 이유 하나로 닭고기 회사 하림 주가가 폭등하기도 했으며 벤처기업 이름만 달아도 주가는 하늘 높이 날아다녔다.
1999년 드림라인과 골드뱅크의 PER가 무려 9,999배라는 천문학적 기록을 남기는데 비상장 장외주식까지 액면가 대비 200배가 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1998년 IMF위기 당시 최저점과 IT버블 당시 최고점을 비교해보면 코스피는 288p에서 1059p (2000년1월)로 코스닥은 60p에서 281p(2000년3월)로 각각 368%와 468%가 급등하는데 버블이 꺼진 2000년 말 코스피는 504p (50% 이상 폭락) 코스닥은 52p로(80% 이상 폭락) 마감된다.
2000년 03월 닷컴 버블 당시 코스닥 지수 최고점인 292.5(현재 기준 2925p)는 현재 절반도 회복하지 못했으며 앞으로도 전고점 돌파는 요원해 보인다.
반면 미국은 애플 아마존 등 IT버블 시기에 살아남은 벤처 기업들이 글로벌 대기업으로 성장하면서 나스닥 지수 신기록을 연일 갱신하며 미국 IT 산업의 황금기를 이끌어 냈다.그리고 IT 버블 이후 20년이 지난 지금 암호화폐 버블이 터지고 있다.
최근 미국 CNBC의 ‘암호화폐 시장의 대학살’이라는 기사와 월스트리트저널의 ‘파티가 끝났다’라는 기사에서 암호화폐 시장의 버블 붕괴를 파헤쳤다.
지난해까지 뜨겁게 달아올랐던 암호화폐 시장은 글로벌 양적완화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로 차갑게 식었으며 이미 시장은 길고 긴 빙하기에 접어들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은 지난해 고점(68,790달러) 대비 70%이상 떨어졌고 이더리움 역시 고점(4,812달러)대비 80% 넘게 하락했으며 한때 2조9,044억 달러(약3,424조원)를 오르내리던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9,650억 달러(약1,238조원)로 축소되었다.
여기에 루나‧테라 사태로 투자자 신뢰도까지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2000년 IT 버블 붕괴기와 동일한 상황이 된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암호화폐 가격이 폭락했지만 아직도 바닥이 아니라는 비관론이 가득한 상황이며 이는 미 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유동성이 줄어든 탓보다는 암호화폐 시장의 버블 붕괴로 시장의 신뢰를 상실한 게 더 근본적인 문제로 보인다.
버블이 꺼지며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金)’이라는 일각의 주장도 힘을 잃고 있는데 많은 암호화폐 전문가들은 신 금융 위기와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부터 투매한 탓이라 분석한다.
특히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앞으로 10년 내에 가상화폐 가운데 99%가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해온 리플 CEO인 갈링하우스는 최근 “현재 암호화폐 2만여 가지 중 수십 개만 남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 블록타워캐피털의 창업자 아리 폴은 오히려 버블 붕괴는 암호화폐 산업이 정상화되는 과정이라며 “비트코인은 닷컴 거품 붕괴 당시 살아남은 아마존과 같다”고 주장했다.
필자는 2000년 IT 거품 붕괴로 닷컴 기업 99%가 도산했을 때 애플이나 아마존 같은 선두기업도 생존의 위기에 몰렸지만 위기를 극복하고 현재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우뚝 섰던 사례에서 확인했듯이 결국 살아남아 메타버스 세계에서 쓰일 암호화폐는 그 가치와 효용성이 어마어마할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로 일부 가상화폐는 최근 가격 폭락과 상관없이 실물 경제에서 교환 수단으로 착실하게 저변을 넓히고 있으며 지난 4월 옐런 미 재무장관이 “가상화폐를 현실적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만큼 규제 대상에 포함하겠다”고 규제를 거론하자 오히려 비트코인을 포함 시가총액 10위권 이내 암호화폐 가격이 일제히 상승하여 규제를 오히려 시장 정상화 신호로 반응했다.
따라서 정부 규제 기준이 명확해지면 그동안 규제 때문에 망설이던 기관투자자들이 암호화폐 투자에 대거 나설 것이기에 오히려 시장 활성화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블록체인과 메타버스로 대변되는 4차산업혁명이 발달하게되면 지금까지 오프라인 산업의 보조 수단에 불과했던 온라인 생태계는 한 단계 더 진화하여 아예 메타버스 중심의 가상 신세계를 만들어 낼 것으로 보인다.
즉, 인류는 오프라인의 경제체제와 이원화된 메타버스 생태계의 가상 경제체제 양쪽을 오가며 삶의 상당 부분을 소모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경제학적으로 볼때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경제 체제의 대두로 귀결 될것이다.
다시말해 인류는 향후 메타버스 세계가 발전되면 될 수록 인생의 상당부분을 온라인 메타버스 세계에 매몰되어 생활하는 시대를 맞이 할 것으로 예상되며 자신의 자산 중 상당부분을 온라인 세계에서만 사용하는 신세계를 경험하게 될것으로 예상한다.
결국 오프라인과 온라인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상황이지만 메타버스를 통해 인류의 삶의 체제에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해 재화의 상당부분(이미 NFT등 디지털 재화의 가치는 상상을 초월하는 가치로 크고 있다)이 온라인상에만 머물것이라는 얘기다.
그리고 암호화폐는 거의 대부분 각국 정부가 발행하는 CBDC로 대체될 것이며 아주 극소수의 암호화폐만 살아 남을 것이다.
필자가 이렇게 예상하는 근거는 이미 온라인에는 화폐의 기능을 대신 해온 각종 포인트나 Pay 또는 게임 아이템이 존재하기에 암호화폐는 화폐로서의 기능보다도 정부의 규제로 인해 화폐가 아닌 플랫폼 내의 지불 수단(현 Pay)로 그 역할이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소비자들 역시 내 지갑에 신뢰성있고 규제의 칼날을 쥐고있는 정부가 발행한 CBDC를 담는 것을 선호할 것이며 민간이 발행한 암호화폐는 신뢰성등의 이유로 거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필자의 소견으로는 결국 디지털 금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은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현 Pay 또는 포인트로 살아남는)의 기본 생태계 OS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이는 이더리움, 그리고 환전 매개체로 역할 할 것으로 예상되는 리플 등 극소수의 암호화폐만 살아남을 것으로 본다.
따라서 메타버스 세계에 상당부분이 머물러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디지털 화폐로 인해 기존의 오프라인 산업 세계와 다른 새로운 가상의 산업체제가 등장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예상되며 어쩌면 조만간 인류 역사상 최초로 세계 공용화폐 역할을 하는 암호화폐가 등장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따라서 우리는 IT버블 붕괴 당시 IT 스타트업의 99%가 사라지는 것을 경험하지만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 등이 살아남아 큰 성공을 거둔 것을 확인했기에 현존하는 암호화폐의 99.9%가 사라지고 버블이 꺼지더라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등 살아남을 것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가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항상 위기속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는 혜안을 지닌 현명한 투자자라면 살아남을 암호화폐가 무엇인지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가질 것을 권하면서 살아남는 암호화폐는 인류 역사를 바꾸고 메타버스 시대의 주역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한경닷컴 칼럼니스트> 신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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