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야, 시구오는 그날까지 숨 참는다!"…전인지-강이슬의 특별한 우정

강이슬 인스타그램 캡처
"인지 항상 응원해. 청주 홈구장에 시구오는 그날까지 숨 참는다!"(강이슬)
"우리 둘 다 화이팅! 청주 홈구장에서 만나~"(전인지)

'메이저 퀸' 전인지(28)와 '국가대표 슈터' 강이슬(28)의 특별한 우정이 눈길을 끌고 있다. 전인지와 강이슬은 12일 나란히 자신의 SNS에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응원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골프와 농구, 전혀 접점이 없는 종목에서 각각 한국의 간판스타로 활약중인 두 선수가 만난 것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다. 최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전인지는 KB금융그룹 모자를 쓰고 투어를 뛰고 있고, 한국 여자프로농구 간판 슈터인 강이슬은 KB스타즈에서 활동 중이다. 두 선수는 KB금융그룹이 운영중인 유튜브 채널의 콘텐츠를 함께 촬영하며 '찰떡 호흡'을 선보였다. KB금융 관계자는 "만나자마자 금세 '절친'같은 케미를 선보인 두 선수는 예정에 없던 '번개 점심'까지 함께 하며 우정을 쌓았다"고 전했다.

2012년 프로무대에 데뷔한 전인지는 2015년 10월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KB금융과 첫 인연을 맺었다. 당시 KB를 상징하는 노란색 시상 카펫에서 자신을 향해 수천명의 갤러리들이 노란색 종이비행기를 날려준 세러머니는 전인지가 꼽는 '최고의 순간' 중 하나다. 이때의 좋은 기억을 계기로 KB금융과 전인지는 2018년 후원계약을 맺었다.

전인지는 그해 10월 한차례 우승을 올린 뒤 긴 슬럼프를 겪었다. 업계에서는 계약이 곧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KB금융은 전인지의 손을 놓지 않았다. 결국 지난달 27일 전인지는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메이저 퀸'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는 우승 직후 "오랫동안 믿고 기다려준 후원사와 팬들에게 감사하다"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역시 2012년 프로로 데뷔한 강이슬은 곧바로 한국 여자프로농구의 간판 슈터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프로 데뷔 후 2020~2021 시즌까지 플레이오프에 한 번도 나서지 못했다.

그는 더 큰 날갯짓을 위해 지난해 4월 청주 KB스타즈로 이적했다. 결과는 대 성공이었다. 강이슬은 특유의 많은 활동량과 움직임으로 팀 플레이의 빈틈을 채웠다. 활달한 성격으로 팀워크와 소통도 주도했다. 강이슬이 합류하면서 KB스타즈는 WKBL의 절대강자로 자리잡았다. 개막 이후 9경기를 내리 우승했고 결국 지난 4월 통합 우승을 이뤘다. KB 구단 창단 이후 두번째 통합 우승이다.

팀 우승의 꿈을 이룬 강이슬은 이제 두번째 꿈에 도전하고 있다. 바로 해외진출이다. 최근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트레이닝 캠프에 참가하는 등 해외진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1994년생 동갑내기인 두 선수의 만남은 시작부터 유쾌했다. 전인지는 강이슬에게 자신의 사인모자와 드라이버 커버를 선물하며 "WNBA에 진출해 댈러스에 원정경기를 오게 되면 우리집을 숙소로 제공하겠다. 개인 레슨도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강이슬은 자신이 직접 사인한 농구공과 팀 유니폼을 선물하며 "LPGA 투어 시즌이 끝나면 KB스타즈 홈경기에 와서 시구해달라"고 부탁했다. 전인지는 흔쾌히 응하며 "열심히 연습해서 시구 때 꼭 클린 샷을 선보이겠다"고 다짐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두 여성 스포츠 스타의 만남을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도 깜짝선물로 축하했다. 윤 회장은 올 연말 미술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는 전인지에게는 화구 박스를, 레고 조립을 즐기는 강이슬에게는 레고 판타지 건물세트를 선물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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