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영의 마케팅 이야기] 조회수 7000만…'감성 광고'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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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영 C&P 전략팀 선임기자증권사 광고는 대개 직설적이다. ‘수수료가 무료다. 서비스가 편리하다. 우리는 당신의 투자 파트너다’처럼 직설적 표현을 사용한다. 증권사 고객은 자기 돈을 투자해 수익을 올리려는 사람들이란 점을 감안해 직설적이고 이성적인 메시지로 어필하려는 광고가 대부분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부터 색다른 캠페인을 선보였다. 직설적, 이성적 메시지 대신 감성적 메시지를 담은 ‘응원 캠페인’이 그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많은 사람이 힘든 상황에서 그들을 위로하고 응원하는 메시지를 전하기로 했다.
지난해 4월 ‘신혼부부 편’을 시작으로 작년 9월과 10월에 ‘소상공인 편’과 ‘취업준비생 편’을 공개했다. 올해는 5월에 ‘대학생 편’을 선보였다. 4편 모두 유튜브 조회 수가 각각 1200만 회를 넘었다. ‘대학생 편’은 2000만 회를 돌파했다. ‘응원 캠페인’의 총 동영상 조회 수는 7000만 회에 달한다. 각종 광고제에서 연이어 수상한 것도 ‘응원 캠페인’의 성공을 입증했다.
한경 CMO 인사이트의 마케팅 케이스 스터디(사례 분석)는 ‘응원 캠페인’이 성공을 거둔 세 가지 비결을 소개했다. 첫 번째 비결은 응원 대상이 왜 응원이 필요한지에 대한 공감 포인트를 제대로 잡았다는 점이다.
직설적인 증권사 광고의 변화
‘소상공인 편’은 코로나19로 지친 소상공인 사례를 담아 공감을 얻었다. ‘광고를 찾아보게 될 줄은 몰랐네요. 자영업하는 사람으로서 너무 공감되고 너무 울컥하네요. 항상 외롭고 쓸쓸한데 마음이 따뜻해지네요. 좀 더 힘내볼게요’ 같은 공감의 댓글이 쏟아졌다.두 번째 성공 비결은 리얼리즘을 살렸다는 것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응원할 대상을 선정한 뒤엔 그들이 겪는 실제 에피소드를 발굴해 리얼리즘을 살렸다. 그런 리얼리즘이 공감 포인트를 강화할 수 있어서다.
‘대학생 편’에 대해 ‘현실이랑 똑같아서 눈물나네요. 코로나 학번들 화이팅!’, ‘제대로 현실고증이네여 ㅠ 내 일상 찍어갔넹. 그래두 빛나는 내일을 위해 힘내봅시다!’처럼 리얼리즘에 공감했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신한금투 '응원캠페인' 대성공
세 번째 비결은 뮤직 드라마 형태로 몰입도를 높인 점이다. ‘드라마 한 편 본 것 같다’는 반응이 많았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스토리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곡을 선정해 영상의 몰입도를 높였다”며 “유튜브 콘텐츠는 빠른 호흡이 특징인데 이런 몰입도 덕분에 3분가량의 ‘장초수 콘텐츠’인 응원 캠페인 동영상을 끝까지 보는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금융회사에 대해 차가운 이미지를 가진 고객이 많은 상황에서 따뜻하게 고객을 생각하는 진심을 전해야 한다는 이영창 사장의 경영 방침 덕분에 증권업계에서는 흔치 않은 감성적 캠페인을 선보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천성용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소비자는 인지-지식-호감-선호-확신-구매로 이어지는 소비자 구매 준비 단계를 거치는데, ‘응원 캠페인’은 호감 형성에 초점을 맞춘 광고”라고 설명했다.
최현자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응원 캠페인’은 소비자가 사랑, 가족애, 우정, 그리움 등의 감정을 느끼게 하는 ‘온정적 감정소구 광고’에 해당한다”며 “앞으로 광고와 마케팅 차원을 넘어 실제 상품과 서비스에서 소비자를 위한 진심을 보여줘야 소비자들의 공감이 구체적인 성과로 현실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