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신동주 불법자문'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 구속영장

롯데그룹 형제의난 당시 '신동빈 유죄' 목표로 활동
검찰이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불법으로 법률 자문을 한 혐의로 민유성(68) 전 산업은행장에 대해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최우영 부장검사)는 지난 11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민 전 행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12일 밝혔다.

조사 결과 민 전 행장은 롯데그룹 '형제의 난' 당시인 2015년 10월부터 2017년 8월까지 변호사 자격 없이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경영권 확보를 위해 각종 법률 사무를 한 대가로 198억원 상당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2009∼2011년 산업은행장을 지낸 뒤 경영자문사 나무코프 회장을 맡았던 민 전 행장은 당시 롯데그룹 관련 형사·행정사건의 계획 수립, 변호사 선정 및 각종 소송 업무 총괄, 증거자료 수집 등을 수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관련 의견서 제출, 대리인·참고인 진술 기획, 여론 조성 등의 업무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신동주 회장의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법정구속 또는 유죄 판결 선고, 롯데쇼핑 면세점 특허 재취득 탈락 등을 목표로 법률 지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민 전 행장의 혐의는 그가 신동주 회장을 상대로 자문료 107억원을 달라는 민사 소송을 내면서 드러났다. 1심은 SDJ가 나무코프에 자문료 75억원을 지급하라고 민 전 행장 측의 손을 들어줬지만, 2심과 대법원은 계약 자체가 변호사법 위반이라 무효라며 패소 판결을 내렸다.

여기에 롯데그룹 노조가 2019년 6월 민 전 행장을 변호사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민 전 행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14일 오후 3시 30분 서울중앙지법 김세용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릴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