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웅정 "'손흥민 거리' 반대…은퇴하면 이름이나 불러줄지"

사진=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이자 아시아 선수 최초의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의 아버지 손웅정(60) 손축구아카데미 감독이 강원도 내 '손흥민 거리' 조성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손 감독은 12일 강원도교육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춘천에 손흥민 거리를 조성했으면 한다"는 신경호 도 교육감의 제안에 "몇 년 전부터 그 얘기가 있었지만 아니라고 고집하고 있다"며 "흥민이가 은퇴하면 평범한 시민의 삶을 살 것이어서 조심스럽다. 은퇴하면 누가 이름이나 불러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신 교육감은 "춘천에 그려진 손흥민의 대형 벽화가 외지인의 발길을 들일 정도로 유명하다. 손흥민은 춘천의 자랑"이라고 했다.

손흥민은 강원도에서 태어나 학창시절을 보냈다. 고등학생 시절인 2008년 서울의 축구 명문 동북고에서 독일 프로축구 함부르크 SV 유소년팀으로 입단해 해외 생활을 시작했다.

차범근, 박지성에 이어 한국 축구의 계보를 잇는 최고의 선수로 성장한 손흥민은 지난 5월 폐막한 프리미어리그에서 아시아 선수 사상 최초로 득점왕에 올랐다.
12일 강원 춘천시 강원도교육청을 방문한 손웅정 손축구아카데미 감독(오른쪽)이 신경호 도 교육감과 만나 학생 선수의 학습·운동 병행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눈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손 감독은 춘천에 손축구아카데미를 설립해 유소년 선수를 육성하고 있다. 손 감독은 학생들의 운동과 학업 병행에 대한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해외로 진출할 아이들이 많아 외국어 공부는 필수"라며 "학부모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외부 강사를 초빙하고 아카데미는 공간만 빌려줘 영어, 독일어, 일본어, 스페인어는 물론 역사도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안학교 전환도 생각했지만, 과정이 너무 까다롭고 요건을 충족하기 힘들어 결국 포기했다. 아이들을 위해서는 (손축구아카데미의 대안학교 전환을) 하고 싶지만 역부족"이라고 덧붙였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