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력화 시동건 安…첫 토론회에 '친윤' 등 40명 안팎 대거 참석(종합)

'이준석 징계'로 당권경쟁 수면 위로…장제원은 토론회 불참
安 "8월말이 골든타임, 어젠다 세팅 못하면 5년 굉장히 혼란"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의원이 12일 글로벌 경제위기를 주제로 첫 '민·당·정' 토론회를 열고 본격적인 세몰이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 대선 단일화 후 '국민의힘' 이름표를 달고 안 의원이 처음으로 주도한 정책토론 행사다.

이준석 대표의 윤리위 징계로 집권여당 내 당권 경쟁이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안 의원이 '정책토론회'를 시작으로 당내 의원들과 접점을 넓혀가는 모습이다.

이날 토론회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와 국민의힘 당 지지율이 동반추락하는 위기 속에 열렸다. 단일화에 따른 '공동정부'를 약속받고 '인수위원장'까지 맡는 등 새정부의 상징지분을 보유한 안 의원이 6·1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재입성하자마자 정책과제부터 챙기며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당권주자로 분류되지만 보수정당 내 뚜렷한 지지세력이 없다.

사실상 '신입생' 처지나 다름없는 안 의원이 가장 자신 있다고 여기는 정책분야부터 파고들며 당심과 민심을 동시에 겨냥하는 행보로 해석된다. 특히 이날 토론회는 공교롭게도 이준석 대표가 윤리위 징계로 자리를 비운 뒤 열린 첫번째 대규모 의원모임이었다.

토론회엔 약 40명 안팎의 의원들이 참석했다.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를 비롯해 배현진·정점식 의원 등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도 두루 자리했다. 일부 참석자들 사이에선 '정책의원총회'를 방불케 한다는 말도 나왔다.

'민·당·정'이 함께 참여하는 토론회가 핵심 콘셉트인 만큼 방기선 기획재정부 제1차관,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 정부 측 인사들도 토론에 참여했다.

김형태 김앤장 수석이코노미스트와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가 발제를 맡았다.
안 의원은 모두발언에서 "인수위원장을 하면서 110대 국정과제를 만들었는데 직후부터 여러 상황이 굉장히 바뀌었다"며 경제위기, 코로나19·원숭이 두창 등 팬데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거론했다.

안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 국정과제들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가 세미나 시리즈의 주제"라며 "인수위원회와 연속선상에서 지금 상황 대처를 위해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이 이번 세미나"라고 말했다.

이어 "8월 말까지가 우리에게 주어진 유일한 골든타임이다.

이 세미나 시리즈를 시작한 뜻이 바로 거기에 있다"며 "민주당이 이재명 체제가 될지 아니면 누가 될지는 잘모르겠지만, 만약 이재명 체제가 완성되면 민주당의 봉쇄가 시작되고 9월부터 정기국회 시간이 접어든다.

우리가 아무런 어젠다 세팅을 못했다면 앞으로 5년은 굉장히 혼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마무리 발언에선 "어려울 때일수록 서민과 취약계층에 다가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기준금리 인상은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물가와 싸우기 위해 (금리) 인상을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굉장한 위기 상황이다.

아마 가을 정도 되면 극심한 고통에 휩싸일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 경제가 그렇게까지 되지 않도록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권 주자로 분류되는 권성동 대행과 정진석 의원과 김기현 의원도 참석해 축사했다.
안 의원과 함께 유력 당권 주자로 꼽히는 김기현 의원은 축사에서 안 의원과 부산 중앙중학교 선후배 사이라고 소개한 뒤 "당도 많이 어렵다.

위기만큼 단합을 잘하고 우리의 의지를 하나로 묶어낼 수 있도록 역량을 결집했으면 좋겠다.

안 의원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토론회 후 페이스북엔 "안 의원님은 우리 당과 많은 우여곡절과 인연이 있었지만 당적을 가진 건 이번이 처음인데, 그동안 풍찬노숙하며 우리 당을 지켜온 많은 동지들의 바람을 잘 살펴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힘을 합쳐주길 기대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저 또한 우리 당을 한 번도 떠나지 않고 지켜온 뿌리 정신과 통합정치 경험을 바탕으로 당 내홍을 조기에 수습하고 더 큰 민심을 담아낼 정당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비상한 각오로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토론회엔 친윤계 핵심인 장제원 의원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안 의원은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장 의원이 오지 않았는데 미리 양해를 구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의원들 단체대화방에 그냥 공지했다. 누굴 특정해서 꼭 와주시라고 부탁드린 것은 지도부 몇 분밖에 없다"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