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서제약, ‘면역항암제·EGFR 저해제’ 폐암 병용 1b·2상 승인

동아에스티, SHR-1701 국내 권리 보유
항서제약이 회사의 면역항암제 ‘SHR-1701’을 ‘EGFR’ 표적 치료제와 병용투여해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한다.

항서제약은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SHR-1701과 ‘알모네티닙’ 병용투여 중국 임상 1b·2상을 승인받았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알모네티닙은 중국 하오썬제약이 개발한 EGFR 표적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다. 알모네티닙은 이번 임상에서 EGFR 돌연변이로 인한 재발 또는 말기 비소세포폐암 치료 효능을 검증받게 된다.SHR-1701은 항서제약이 개발했다. ‘PD-L1’과 ‘TGF-βRII’를 동시에 억제하는 이중 표적 융합단백질이다. TGF-β는 면역억제적 종양미세환경을 조성해 ‘PD-(L)1’ 억제 면역항암제의 반응률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HR-1701은 T세포를 활성화하는 동시에 종양미세환경에서의 면역조절 작용을 개선해 체내 면역체계의 종양세포 살상을 촉진한다는 설명이다. 중국 내에서 아직 이 같은 기전으로 허가받은 제품은 없다. 항서제약은 SHR-1701로 중국에서 비소세포폐암 췌장암 담도암 자궁경부암 등 고형암 대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알모네티닙은 지난해 중국에서 1차 및 2차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지난달에는 하오썬제약의 협력사인 EQRx가 알모네티닙을 EGFR 돌연변이로 인한 말기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영국에 허가를 신청했다. 알모네티닙의 해외 신약허가가 신청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EQRx은 영국 신약 신청과 함께 알모네티닙 임상 3상 결과를 제출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이레사’(성분명 게피티닙)와의 비교 시험에서 1차 지표를 충족했다. 이레사보다 환자의 무진행생존기간이 길었고 안전성도 높았다.

항서제약 측은 “최근 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생존률과 예후가 크게 개선됐지만 여전히 일부 환자는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며 “EGFR 억제제 등과의 연합전략이 SHR-1701의 항종양 면역반응을 개선하는 데 강력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했다.

국내에서는 동아에스티가 2020년 11월 항서제약으로부터 SHR-1701의 국내 독점 개발 및 판매 권리를 총 1075만달러에 도입했다. 계약금은 229만달러, 개발 성과에 따른 단계별기술료(마일스톤)는 846만달러다. 동아에스티는 SHR-1701를 통해 PD-L1 억제제나 TGF-β 억제제 단일 또는 병용요법 대비 향상된 항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개의 단일물질이기 때문에 개발 비용을 절감하고 약가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고 했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