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 신약 항암제, 척수부상 회복시켜"

영국 아스트라 제네카 제약회사가 뇌종양 치료제로 개발한 실험 신약(ADZ 1390)이 척수 부상 회복에 놀라운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ADZ 1390은 '운동실조 모세관 확장증 돌연변이 키나제 억제제'(ATM kinase inhibitor)로 현재 미국과 영국의 여러 의료기관에서 뇌졸양 치료제로서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임상시험은 2024년 5월에 끝날 예정이다.

영국 버밍엄 대학 의대 신경과 전문의 주바이르 아메드 교수 연구팀은 ADZ 1390이 척수 부상 생쥐 모델의 감각과 운동 기능을 회복시켰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UPI 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먼저 ADZ 1390이 시험관에서 배양한 신경세포의 성장을 자극하고 DNA 손상에 대한 반응을 조절하는 ATM 키나제 경로(pathway)를 억제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연구팀은 이어 척수가 손상된 생쥐에 ADZ 1390을 경구 투여했다.

그러자 ATM 키나제 경로가 크게 억제되면서 손상된 척수 부위 넘어 신경이 재생되고 재생된 신경은 손상된 부위를 건너서 전기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생쥐는 4주도 안 되어 척수가 손상되지 않은 생쥐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감각과 운동 기능이 놀라우리만큼 회복됐다. 신체의 DNA 손상 반응 시스템이 계속 활성화되면 척수 손상의 회복을 막을 수 있는데 ADZ 1390으로 이 시스템을 차단하면 손상된 척수 기능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ADZ 1390을 척수 부상 치료제로 재창출(repurpose)하면 새로운 약을 개발하는 것보다 훨씬 빨리 임상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임상 약리학·치료 학회(American Society for Clinical Pharmacology and Therapeutics) 학술지 '임상 중개의학'(Clinical and Translational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