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6월 거래량 급감…이자 부담에 매수세 위축 심화

"하반기에도 거래절벽 지속"
한국은행의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단행으로 부동산 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대출 이자 부담으로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올 상반기 역대 최악이던 아파트 거래 절벽 현상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907건으로 집계됐다. 신고일(계약 후 30일 이내)이 남아 있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1000건 미만을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달 거래량은 아직 61건에 불과하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2월 813건으로 월 기준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 아파트 거래량이 월 1000건 이하로 떨어진 건 통계 집계가 이뤄진 2006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상반기 기준으로도 역대 최저다. 올 상반기(1~6월) 서울 지역 거래량은 월평균 1288건으로, 전년 동기(월평균 4304건)의 3분의 1 수준이다. 2020년 상반기(7246건)에 비해선 5분의 1에 불과하다.

이런 거래 가뭄은 새 정부 출범과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가 커진 지난 3월부터 다소 해갈되는 모습을 보였다. 3월과 4월 각각 1434건, 1751건의 거래량을 나타냈다. 5월에도 거래량 1738건을 기록하며 시장 회복 기대가 커졌다.하지만 지난달 미국 중앙은행의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등을 계기로 정부의 금리 인상 기조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매수세 위축이 심화했다. 작년 7월 연 0.5%였던 한은 기준금리는 이번 빅스텝을 포함해 여섯 번의 인상을 거쳐 1년 만에 연 2.25%로 급등했다. 시중은행이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의 금리를 올리자 20~30대 젊은 층의 매수세가 끊기는 등 금리 인상 파급 효과가 도미노처럼 나타나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높은 이자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대출로 무리하게 집을 사는 의사결정은 어려운 문제”라며 “깊은 거래 관망 속에 저조한 주택 거래와 가격 약세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말까지 추가 금리 인상이 예고된 상황이라 실수요자들은 한동안 매매 시장보다는 임대차 시장으로 옮겨가 ‘금리 인상’ 소나기를 피해 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기준금리 연 2% 돌파는 금리 부담의 임계점을 지나는 것”이라며 “모험적 매수에 나서는 사람이 없어 거래 절벽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