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3분기 말이나 4분기 정점…성장률 5월 전망보다 낮아질것"

이창용 한은 총재 일문일답

경기 하방 위험 갈수록 커져
한·미 금리 역전은 문제 안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가 사상 첫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물가는 3분기 말이나 4분기를 정점으로 예상한다”며 “이후 높은 물가 상승세가 유지되면서 완만하게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경기에 대해서는 “지난 5월 전망보다 경기 하방 우려가 커졌다”고 했다. 다음은 이 총재의 일문일답.

▷연내 추가 빅스텝 가능성이 있는가.“물가가 한은의 예상 추이를 따른다면 점진적 조정(0.25%포인트 인상)이 바람직하다. 예상과 달리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하거나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하면 한은의 통화정책 기조는 바뀔 수 있다.”

▷물가 정점은 언제로 보는가.

“일단 3분기 말 또는 4분기가 정점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굉장히 높다. 정점 이후 물가가 급속히 낮아질 가능성보다는 높은 물가 상승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당분간 있을 수 있다.”▷시장에서는 올 연말 기준금리를 연 2.75~3.0%로 보는데.

“합리적이라고 본다. 연 3.0%가 넘는 금리를 예상하는 것은 고물가가 고착화한다는 가정이 필요하다. 한은의 베이스라인 시나리오(기본 전망)는 아니다.”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경기 상황은 연말로 갈수록 하방 위험이 커지는 것이 맞다. 한은이 5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가 2.7% 성장하고, 내년에는 2.4%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그보다는 다소 낮아질 것이다.”

▷한·미 금리역전 시 외화 유출 가능성은.

“한·미 금리역전 자체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과거 한·미 금리가 역전됐을 때 0.5%포인트에서 1%포인트까지 차이 난 적도 있다. 한국뿐 아니라 주요국 통화도 절하(약세)되고 있다. 다른 나라 상황과 비교해 판단해야 한다.”▷오는 19일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과의 만남이 예정돼 있는데 한·미 통화스와프도 논의하나.

“통화스와프는 재무부가 아니라 미국 중앙은행(Fed)의 업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때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양국이 협력하겠다고 했다. 관련 방안을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논의하지 않을까 기대한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