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10월쯤 밥상물가 안정 전망…문제는 경기침체"

"민간·기업 살아야 경제도 살아…
규제개혁·법적 불확실성 해소해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오후 제주 서귀포 해비치 호텔에서 열린 '제45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 참석,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을 주제로 정책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월께 장바구니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추 부총리는 13일 제주도에서 개막한 '제45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을 주제로 한 강연을 통해 "10월 정도 가면 밥상 물가, 장바구니 물가는 안정시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그는 "우선 제일 급한 게 물가 안정"이라며 "정부가 소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등에 대해 관세를 한시적으로 0%까지 내려 육류 가격도 안정세를 찾아가고 장마 이후에 채소 작황도 정상적으로 가면 물가는 서서히 3분기, 4분기에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추석은 예년보다 이른 9월에 있어 '추석 물가'는 힘들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날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수습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은 서서히 잡히겠지만, 그다음 걱정거리는 경기침체"라고 진단했다. 추 부총리는 "이 두 가지(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를 어떻게 수습해가면서 정책 조화를 이루느냐가 앞으로의 숙제"라고 언급했다.

추 부총리는 "우리 경제는 구조적으로 취약 요인이 많다. 체력이 약화됐고 체질도 개선해야 한다"며 "한은 자료를 보면 잠재성장률은 2%로, 우리 경제의 현재 체력이 이 정도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규제와 노동시장 경직성, 인구 감소로 인해 경제의 체력이 저하됐다고도 덧붙였다.그는 이전 문재인 정권에서 국가 채무를 늘린 탓에 정책 여력도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추 부총리는 "지난 5년간 국가 채무가 400조원 늘었다. 부동산 정책 실패 때문에 가계부채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 중 가장 빠른 속도로 늘었다"며 "경기가 좋지 않아 서민 대책을 하고 싶어도 정책 여력이 제한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추 부총리는 "결국 경제를 일으키는 것은 민간이고, 기업이 살아야 시장이 살아난다"며 "정부는 몸집과 간섭을 줄이고, 민간과 기업이 열심히 뛰게 해서 그들이 부를 창출하고 세금을 내게 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게 만드는 것이 정답"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새정부가 정책방향을 정부와 재정 중심에서 민간, 기업, 시장 중심으로 방향을 확 틀어서 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규제를 대대적으로 혁파하고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과도하게 많은 형벌 규제가 기업을 위축시킨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와 법무부는 '경제 형벌 규정 개선 태스크포스(TF)' 출범 회의를 열고 경제 형벌 규정을 전수조사한 뒤 개선 필요성이 있는 규정에 대해서는 비범죄화나 형량 합리화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공정거래법, 중대재해처벌법 등이 '손질 대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이와 함께 추 부총리는 "25%인 법인세를 22%로 낮추고, 법인세 구간을 단순화한 세법 개정안을 다음 주 발표한다"고 예고했다. 가업승계 부담 완화 방안, 종부세 대폭 완화 등도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