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부처 업무보고에 대한 일말의 우려 [여기는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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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 생중계가 일상이 된 시대에 충분히 나올 법한 물음이었다. 그러나 해당 세미나의 성격상 생중계는 물론, 진행 과정을 녹화하지도 않는다고 알려줬다. 전화를 끊고 나선 이런저런 생각이 교차했다. 정책 설명에 대한 세미나 참여자들의 관심과 반응이 얼마나 궁금했으면 그런 요청을 했을까 싶었다. 긍정적 측면이다. 하지만 신임 장관이 내비치지 않았던 새로운 구상이나 생각의 단편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데 더 관심이 기울었을 수 있다. 어떤 부처의 정책을 간략히 설명하는 자리에 그 정책을 직접 생산했고, 꿰고 있을 간부들이 정도 이상의 관심을 보인 것은 왜일까. 부처 장(長)의 일거수일투족, 짧지만 속마음을 읽을 수 있는 그 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그런 것 아닐까 싶다. 구체적 정책이 어떤 효과를 낳을지 궁금하다면 그 정책이 집행되는 현장을 찾고, 의견을 듣고, 미비점을 찾는 노력을 먼저 기울여야 한다. 그런데 간부 공무원들의 온갖 신경은 그 부처의 장에게 주파수가 맞춰져 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한국적 조직 문화가 원래 그렇다고 하면 할 말이 없다. 공공 뿐 아니라 민간도 마찬가지 아닌가. 현장에 답이 있다고 하지만, 리더로부터 먼저 답을 찾으려는 게 현실이다. 물론, 리더의 구상을 100% 이상 실현해내기 위한 간부들의 고민과 노력을 나쁘다고만 할 수도 없다. 그러나 이는 오로지 위만 쳐다보는 조직 문화, 위의 결정을 잘 수행하는 데만 전념인 조직을 만들 위험 또한 크다. 이런 생각은 윤석열 정부에서 확 달라졌다는 부처 업무보고를 보면서 더욱 또렷해졌다.

이러다 보면 해당 부처 정책과 관련한 대통령의 의중이 뭔지에 더 신경쓰게 되고, 자연히 정책이 집행되는 현장에 대한 관심은 멀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공무원의 일하는 스타일이나 속성상 그럴 게 뻔히 내다보인다. 장관의 세미나 참석까지 시청하고 분석하려는 치밀한 간부들이 유독 많은 우리나라 공무원 사회 아닌가. 오로지 위만 바라보는 공무원 조직 문화의 폐해가 더 커질지 모를 일이다.
독대 업무보고의 여러 장점이 많겠지만, 어떨 땐 직접적 소통을 강조하던 윤석열 대통령이 이 부분에선 배석자 다 빼고 진행을 하니 헷갈리기도 한다. 변화 추구는 항상 바람직함에도 이런 생각지 않은 부작용도 낳을 수 있는 점은 꼭 점검해봐야 할 것이다.
장규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