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호텔, 골프장 즐긴다...'큰손' 된 시니어들

국내 소비시장의 주축이 된 시니어 세대가 관광업계서도 '큰손'으로 떠올랐다. 전체 인구 중 이들의 비중이 커지는데다 높은 구매력과 고급 수요를 가지면서다. 13일 한국관광공사는 '시니어 세대 여행 수요 심층 분석 및 전망' 보고서를 내놓고 시니어가 복지 대상에서 소비시장에 영향을 끼치는 능동적 세대로 변화했다고 밝혔다.

고령층을 타겟으로 한 산업시장 규모도 함께 확대되는 추세다.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2020년 고령친화산업시장 규모는 124조 원으로, 2015년의 67조원 대비 2배 증가했다. 시니어 세대도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2018년 대비 2020년 주요 백화점의 5060 매출 비중은 각 6.6%에서 20.1%, 14.9%에서 17.2%로 뛰었다. 현대백화점의 50세 이상 우수고객 비중도 67%를 차지할 만큼 커졌다.고령층의 여행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통계청 여가활동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의 65%가 '향후 가장 하고 싶은 여가활동'으로 관광을 꼽았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SNS서 시니어의 '여행' 언급량은 2019년 1만1257건에서 지난해 2만7371건으로 늘었다. 주요 키워드는 섬, 한달살기, 제주, 드라이브 등으로 다양했다.

2019~2021년 시니어 카드 소비 데이터에서도 여행 관련 지출 증가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팬데믹 기간에도 60대의 전체 소비 중 레저, 골프장 등 여가서비스업의 비중은 2019년 5.4%에서 지난해 8.3%로 늘었다. 70대는 5.5%에서 8.1%로, 80대 이상도 5%에서 7.4%로 증가했다.

고령층 내비게이션 데이터 분석에서는 고급 여행과 레포츠에 대한 소비가 늘었음을 알 수 있다. 목적지로 골프장과 가족단위 리조트이 인기를 끌었다. 고급호텔 방문도 많아 럭셔리 여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시니어 세대 SNS 분석 결과, 여행 동기는 '목적 있는 여행'이었다. ‘인연 맺기’, ‘행복한 노후’, ‘삶의 질 향상' 등 삶의 의미를 찾고 있다는 것. 먹거리 체험 비중은 줄고, 체험·액티비티 등 활동은 증가했다. 시니어 세대가 여행을 주저하는 이유로 ‘코로나19 확산 염려’, ‘동행인 부재’ 등이 꼽혔다. 여행 후에 불편함을 느끼는 원인으로는 ‘장시간 운전’, ‘단체여행 시 심리적 불편’등으로 나타났다.

한국관광공사는 "노년층의 다양화, 고급화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에 시니어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시니어 세대의 다양한 여행 수요에 대응하고 불편 요소를 적극 해소하고자 지원한다면, 시니어 세대를 통한 여행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는 50대를 비롯해 60대, 70대 이상 소비자들의 2019~2021년 BC·신한카드 지출내역, 티맵 내비게이션 목적지 검색 건수, KT통신 데이터 기반 관광지 방문자 수, 소셜 네트워크(SNS 게시글, 시니어 커뮤니티 112개) 등 빅데이터와 승인통계, 선행 연구보고서 등이 활용됐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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