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개월만에 다시 뜬 무안공항 국제선 "오늘만 기다렸어요"

아침 일찍부터 청사 '북적'…동남아 항공편 몰려 1시간 이륙 지연
"무안공항 국제선이 다시 열리고 가장 먼저 타는 비행기라고 하니 아이도 오늘만 기다렸어요. "
무안공항 국제선 운항이 2년 4개월 만에 재개된 14일, 사람 구경하기 힘들 정도로 한산했던 공항 여객청사가 오랜만에 여권과 캐리어를 든 승객들로 북적였다.

체크인 카운터에는 이른 아침부터 탑승 수속을 밟는 승객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베트남 나트랑(냐짱)공항으로 향하는 퍼시픽항공 BL6629편 탑승객들로, 2020년 3월 1일 필리핀 클라크 편을 마지막으로 운항이 중단된 지 28개월 만에 받은 국제선 손님들이다. 공항 직원들도 분주한 손놀림으로 다시 공항을 찾은 승객들의 짐을 부치고 탑승 수속 절차를 도왔다.

가족·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수속을 기다리는 승객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가득했고, 기념 '인증샷'을 찍으며 여행 출발 전 설렘을 함께 나누기도 했다.

광주에서 온 유민영(42)씨는 "가족과 오랜만에 비행기를 타고 여름 휴가를 갈 기대에 부풀어 아침도 못 먹고 새벽에 집을 나섰는데도 피곤하지도 않고 아이도 엄청나게 좋아한다"며 활짝 웃었다. 새벽 일찍 공항에 도착한 일부 승객들은 빵이나 김밥 등으로 간단하게 끼니를 때우기도 했다.
체크인 카운터와 멀리 떨어져 친구들과 김밥을 먹던 나일성(65)씨는 "고등학교 동문 산악회에서 3년 만에 다시 여행을 떠난다"며 "추가 신청한 산악회원들도 있었는데 표가 없어 함께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여행으로 들뜬 마음에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우려도 함께 묻어났다. 동네 선후배 10명과 단체 여행을 가는 김원호(54)씨는 "이 모임에서 단체로 해외에 가는 게 처음인데 요즘 확진자가 늘고 있어 한국으로 돌아와 격리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걱정을 비치기도 했다.

이날 첫 항공편은 오전 8시 10분 출발 예정이었으나 동남아로 가는 비행기가 많아 1시간 5분 지연된 오전 9시 15분께 출발했다.

탑승객은 160명으로, 당초 185개 모든 좌석이 매진됐지만 취소 표가 나오면서 이날 탑승률은 전체 좌석 대비 86%를 기록했다. 이달 중 무안공항 국제선은 4개 항공사가 베트남 다낭·태국 방콕·몽골 울란바토르 등 5개 노선을 운항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