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시즌 통합…국내 1위 OTT 나온다

양지을 티빙 대표. 연합뉴스
CJ ENM과 KT가 각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티빙과 시즌 통합을 공식화했다.

▶본지 7월13일자 A1면·14면 참조양사는 14일 티빙과 KT스튜디오지니가 각각 이사회를 열어 합병안을 결의했다고 이날 밝혔다. 티빙이 시즌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합병 비율은 티빙 대 시즌이 1대 1.5737519다. 합병 기일은 오는 12월1일로 예정됐다.

희석주 기준 새 합병법인의 1대 주주는 CJ ENM, 2대 주주는 스튜디오룰루랄라(옛 JTBC스튜디오), 공동 3대 주주는 KT스튜디오지니와 사모펀드(PEF) 운용사 JC파트너스의 투자목적회사인 ‘미디어그로쓰캐피탈 제1호’가 된다. 4위는 네이버다.

이는 티빙과 KT스튜디오지니가 각각 모기업에서 독립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나온 인수합병(M&A)건이다.티빙은 CJ ENM에서 2020년 10월 분사한 OTT 서비스 회사로 CJ ENM이 지분 약 57%를 갖고 있다. 시즌은 작년 3월 KT가 미디어콘텐츠 사업 본격화를 위해 출범시킨 KT스튜디오지니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KT스튜디오지니는 합병법인의 지분을 취득할 예정이다. 양사는 콘텐츠 제작·유통, 시청 품질 서비스 고도화 등을 함께 할 계획이다.

두 서비스가 합쳐지면 단순 합산 기준 월간활성이용자(MAU)가 560만 명에 이르는 국내 최대 OTT 서비스가 나온다. 기존 국내 1위 OTT인 웨이브(424만 명)를 가볍게 추월한다. 웨이브는 SK텔레콤이 지상파 3사와 연합해 설립했다.

OTT 업계에선 이를 통해 티빙의 콘텐츠 협상력이 크게 뛸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국내 기업들과의 콘텐츠 공급 협상 시 가장 중요한 기준이 가입자 수라서다. CJ ENM과 KT는 올초부터 각사 주요 임원이 참여하는 사업협력위원회를 구성해 OTT 및 콘텐츠와 관련한 전방위 협력 방안을 논의해왔다. 이 위원회엔 강호성 CJ ENM 대표, 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을 비롯해 김철연 KT스튜디오지니 대표, 박천규 CJ ENM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이 참여했다.

CJ ENM과 KT는 모바일·인터넷TV(IPTV)·TV 채널 등으로 전방위 협력을 이어갈 전망이다. 유망 콘텐츠를 KT의 TV 채널 ENA, 인터넷TV(IPTV) 올레tv, CJ ENM의 TV 채널 tvN 등에 함께 내보내는 식이다. KT는 중장기적으로 IPTV 셋톱박스인 기가지니에 티빙을 기본 탑재(선탑재)하고, KT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스마트폰에도 티빙 앱을 선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사장)은 “글로벌 OTT의 각축장이자 핵심 콘텐츠 공급원이 된 국내 미디어·콘텐츠 시장에서 보다 신속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이번 통합을 결정하게 됐다”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최근 선보인 오리지널 콘텐츠가 성공 가도를 달리며 자신감을 얻은 만큼 앞으로 KT그룹은 미디어 밸류체인을 활용한 콘텐츠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을 티빙 대표는 "티빙과 케이티시즌의 만남은 최근 글로벌에서 위상이 강화된 K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OTT 생태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라며 "양사의 콘텐츠 제작 인프라와 통신 기술력을 통해 국내를 넘어 ‘글로벌 NO.1 K콘텐츠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