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국가 기밀' 우주발사체 엔진 국산화

누리호의 주역들

美·러시아, 공유 않는 핵심기술
누리호 엔진 등 46기 제작
우주발사체 엔진 기술은 미국, 러시아 등 우주 기술 선진국들이 우방과도 공유하지 않는 핵심 역량으로 꼽힌다. 기술 이전이 사실상 불가능한 탓에 모든 관련 기술을 자체 개발해야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우주발사체용 75t급 발사체 엔진을 제작해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성공에 기여했다.

누리호 75t급 엔진(사진)은 한국이 독자 기술로 개발하고 비행시험을 통해 성능 검증까지 마친 최초의 우주발사체 엔진이다. 영하 180도에 달하는 극저온의 액체 산소와 연소 시 발생하는 3300도의 초고온을 모두 견딜 수 있도록 제작됐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6년 3월 누리호 75t급 엔진 초도 납품을 시작으로 75t급 엔진 34기, 7t급 엔진 12기 등 총 46기의 엔진을 제작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공급했다. 지난 5월에는 내년 상반기로 예상되는 누리호 3차 엔진에 장착될 엔진 출하까지 마쳤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액체 엔진뿐만 아니라 누리호의 터보펌프, 각종 밸브류 제작과 시험설비 구축에도 참여하고 있다.

누리호가 지난달 21일 2차 발사에 성공하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도약의 기회를 맞았다. 지금까지 정부 주도였던 우주개발 사업이 누리호 성공을 계기로 민간 주도로 단계적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2012년부터 누리호 엔진 개발을 담담한 김종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추진기관생산기술팀 차장은 “민간 주도 우주 개발로 전환되면서 시장 참여자가 늘고 산업 규모도 커지고 있다”며 “다양한 우주개발 파생 기술 발전과 비즈니스 모델 등장이 촉진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