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4분기 집값 하락 본격화"

금리 상승기 1년 뒤 집값 하락
대출 의존도 커 충격 더 클 것
금리 인상기에 접어든 지 12~15개월 뒤부터 집값 하락이 본격화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금리 인하가 즉각 집값을 끌어올리는 데 비해 금리 인상은 수요와 거래 감소를 거치기 때문에 이 같은 시차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14일 국토연구원이 최근 1991년 3월부터 올 3월까지 장기 시계열 데이터를 활용해 금리가 주택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금리 인상 후 집값이 본격 하락장으로 돌아서기까지 12~15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금리가 내려가면 주택 구입을 위한 조달 비용이 감소하고 가격 상승 기대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난다. 반대로 금리가 오르면 조달 비용이 증가해 주택 수요와 거래가 줄어 결국 집값이 떨어진다. 특히 이런 특징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010년 7월(연 2.25%)부터 다음해인 2011년 6월(연 3.25%)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상했을 당시 이듬해인 2012년 3월까지 상승세를 타던 전국 아파트 가격은 2012년 4월 하락 전환해 12주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이런 연구 결과를 최근 주택 시장에 대입할 경우 금리 인상에 따른 집값 조정은 올 8월 이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간 연 0.5% 저금리 기조를 유지해온 한은은 지난해 8월 말 0.25%포인트 인상을 시작으로 연이어 기준금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13일 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기준금리는 1년 만에 연 2.25%로 치솟았다. 연말까지 세 차례 남은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한국은행이 0.25%포인트씩 추가 인상을 예고한 상황이라 오는 12월엔 연 3%대에 접어들 전망이다.국토연구원은 2020~2021년 주택 가격이 급등하면서 주택 시장에 미치는 금리의 영향력이 과거에 비해 한층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과거보다 주택 매입 시 은행 등에서 자금을 빌리는 차입 의존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이 지금처럼 지속되면 주택 시장 침체 가능성이 한층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국토연구원의 설명이다.

김은정/심은지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