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물가상승 압박·실적 실망에 하락 출발

뉴욕증시는 미국의 도매 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은행들의 실적도 부진해 하락했다.

14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9시 46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58.62포인트(1.82%) 하락한 30,214.17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4.71포인트(1.70%) 떨어진 3,737.07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60.56포인트(1.43%) 밀린 11,087.02를 나타냈다.

투자자들은 생산자 물가 발표와 은행들의 실적을 주목했다.

이날 발표된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석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서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미 노동부는 6월 PP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3%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 기록한 10.9% 상승보다 높은 것으로 3개월 만에 최고치다.

생산자물가는 소비자물가에 전이될 위험이 있어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지표 중 하나다. 전날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9%대의 상승률을 기록한 데 이어 도매 물가마저 11%의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고강도 긴축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됐다.

시장은 연준이 7월 예정된 통화정책 회의에서 최대 1%포인트까지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은 예상보다 부진한 모습이다. JP모건 체이스는 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줄었다고 밝혔다.

순이익과 영업수익이 시장의 예상치에 못 미치면서 주가는 5%가량 하락했다.

모건스탠리의 2분기 순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줄었으며, 순이익과 영업수익이 모두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주가는 3% 이상 떨어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S&P500지수의 연말 전망치를 기존 4,500에서 3,600으로 대폭 하향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새로운 목표치는 전날 종가보다 5.3% 낮은 것이다.

BofA 이코노미스트들은 앞서 미국 경제가 올해 완만한 침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미국의 주간 실업 보험 청구자 수는 또다시 늘어났으나 20만 명대를 유지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9일로 끝난 한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주보다 9천 명 증가한 24만4천 명으로 집계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이 둔화한다는 신호를 볼 때까지 긴축 강도를 낮추지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BCA 리서치의 전략가들은 보고서에서 "연준의 정책은 계속 지표에 달렸으며, 연준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단호하게 정점을 찍을 때까지 공격적 긴축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속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7월 회의에서 또 한 번의 큰 폭의 금리 인상이 요구되지만, 9월 회의 전에 지표가 개선될 여지는 있다"라고 말했다.

유럽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독일 DAX지수는 1.87% 떨어졌고, 영국 FTSE지수는 1.68% 하락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지수는 1.53% 떨어지고 있다.

국제유가는 5% 이상 하락했다. 8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5.92% 하락한 배럴당 90.59달러에, 9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전장보다 5.05% 밀린 94.62달러를 나타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