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량 음주도 뇌 건강에 영향"

소량의 음주도 뇌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아니야 토피왈라 인구 보건학 교수 연구팀은 알코올 섭취가 수의 운동(voluntary movement) 조절에 관여하는 뇌 부위인 기저핵(basal ganglia)에 철분을 증가시키고 인지기능을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UPI 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의생명 데이터베이스(biomedical database)인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수록된 2만965명(평균연령 55세, 여성 48%)의 자료를 분석했다.

이 자료에는 이들의 음주 습관, 일련의 인지기능 검사 결과, 두 차례(평균 5.8년 간격)의 뇌 MRI 영상 그리고 이 중 6천936명은 전신성 철분량(systemic iron)을 측정하기 위한 간(肝) MRI 영상이 포함돼 있었다.

분석 결과, 알코올을 일주일에 7잔(56g) 이상 마시는 사람은 뇌의 기저핵 여러 부위에 철분이 증가하고 이러한 철분 증가는 인지기능 저하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기저핵의 철분 증가는 특히 뇌의 집행기능, 유동성 지능(fluid intelligence), 반응 속도 저하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유동성 지능이란 타고난 지능으로 연령에 따라 감퇴하는 지능이다.

기저핵은 운동(motor), 절차적 학습(procedural learning), 안구 운동, 인지, 감정 조절과 관련이 있는 일단의 뇌 부위들을 말한다. 철분은 기저핵 중 특히 미상핵(caudate), 흑질(substantia nigra), 피각(putamen)에 많았다.

알코올이 뇌의 철분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과 그로 인한 임상적 결과는 알 수 없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이에 대해 미국 뉴욕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발견 재단'(Alzheimer's Drug Discovery Foundation)의 하워드 필리트 박사는 적당한 음주도 뇌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또 하나의 증거라고 논평했다. 뇌에 철분이 쌓이면 알츠하이머 치매의 진행 속도가 빨라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체내의 철분 과다는 줄일 수 있는 약이 있기 때문에 철분이 인지기능 손상의 원인이 확실하면 이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 뉴스 포털 '공공 과학도서관-의학'(PLoS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