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얼음정수기 특허전쟁 판 뒤집혔다…코웨이 '특허 소송' 2심 승소

청호나이스 vs 코웨이 8년째 특허전쟁
1심서 코웨이 패소…100억원 배상 판결
2심서 극적 승리

대법원, 청호나이스 특허 인정했지만
고법서 코웨이가 해당 특허 침해한 사실 인정 안돼
얼음정수기 특허 전쟁을 벌인지 8년만에 코웨이가 판을 뒤집었다.

1심은 코웨이가 청호나이스에 100억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지만, 코웨이는 항소심서 결과를 뒤집고 승소했다.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제4민사부(부장판사 이광만)은 청호나이스가 코웨이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 침해소송 2심에서 원고 패소를 판결했다.

1심은 코웨이의 특허침해를 인정했다. 이에 재판부는 코웨이에 관련 기술과 관련 설비를 폐기하고 100억원의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그러나 2심은 '특허 침해'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특허 '무효' 소송서는 청호나이스 勝

이번 사건은 예상치 못한 반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대법원이 청호나이스와 코웨이 간의 '특허 무효 소송'에서는 청호나이스의 손을 들어준 바 있기 때문이다.

청호나이스는 '증발기로 제빙과 동시에 냉수를 얻을 수 있는 냉온정수시스템 및 장치'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었다. 코웨이가 비슷한 제품을 출시하자 청호나이스는 코웨이를 상대로 얼음정수기 특허기술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2014년 진행된 특허침해 소송 1심이 청호나이스의 승리로 마무리되자, 코웨이는 청호나이스 특허에 대한 '특허 등록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청호나이스의 특허가 진보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였다.특허 자체가 무효화되면, 청호나이스 측이 더 이상 특허 침해를 주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시 특허법원에서는 코웨이 손을 들어줬으나 2020년 8월 대법원에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다시 특허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청호나이스가 상고심 진행 중 일부 특허발명을 정정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확정된 정정기술을 바탕으로 다시 심리하라"며 2017년 특허법원에 파기환송했다.

파기환송심은 바뀐 기술에 대해 "일반적인 기술자가 쉽게 따라 하거나 극복할 수 없는 기술적 차이점이 있고, 일부 요소의 경우 구체적인 구성과 그 작동방식이 선행 발명과 차이가 있다"며 청호나이스의 특허를 인정했다. 대법원 역시 해당 판결을 확정지었다.이에 법조계에서는 '특허 침해소송' 2심 역시 1심과 같은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됐다. 특허가 인정된 만큼, 침해 소송에서 결과를 뒤집긴 힘들다는 것이였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코웨이의 얼음정수기가 청호나이스의 특허 자체를 침해한 바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이번 사건의 대상이 된 코웨이의 얼음정수기는 2012년 단종됐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