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이 팔았다고?…테슬라 제친 中 기업, 루머에 '발칵' [조아라의 소프트차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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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의 소프트차이나 78]
"BYD 창업주, 에디슨+잭 웰치 합친 인물…예사롭지 않아"
테슬라 제친 세계 1위 전기차…상장 후 주가 27배 '껑충'
투자자 "단순한 루머다" VS "지연 공시 아니냐" 의견 분분

"BYD 창업주, 에디슨+잭 웰치 합친 인물…예사롭지 않아"
14년 전 세계적 '투자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에게 이같은 대담한 조언을 한 사람은 단짝이자 오랜 사업 파트너인 찰리 멍거(Charlie Munger). 멍거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이 추천한 회사는 바로 중국 토종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입니다. 멍거 부회장은 베이징 하계올림픽 준비가 한창이던 2008년 7월 말, 중국의 실리콘밸리 선전으로 날아가 왕촨푸(Wang Chuanfu)가 이끄는 BYD 생산 공장과 기술 박물관 등을 둘러봤습니다. 이로부터 약 두 달 뒤인 2008년 9월말 금융위기 한파가 불어닥칠 무렵 버핏은 버크셔해서웨이를 통해 BYD의 지분 10%를 사들였습니다. 총 2억2250만주, 18억홍콩달러(2억3200만달러)어치였습니다. 이후 BYD 주가는 급등했습니다.
버핏의 투자 이후 BYD는 단숨에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목받는 기업으로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2010년 3월에는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와 전기차 합작사를 설립하고 전기차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후 BYD는 자체 기술 개발과 뛰어난 가격경쟁력, 중국 정부의 탄탄한 지원에 힘입어 2015년 테슬라, 닛산, BMW를 제치고 글로벌 1위 전기차 업체로 성장합니다.
테슬라 제친 세계 1위 전기차…상장후 주가 27배 '껑충'
BYD가 세계적 전기차·배터리 제조사로 성장하면서 2002년 홍콩에 상장된 주식 가치는 주당 10.95홍콩달러(공모가 기준)에서 주당 297홍콩달러 수준(지난 15일 기준)으로 뛰었습니다. 20년 사이에 약 27배 불어난 것입니다. 올 들어서도 상승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3월15일 연저점 166.90홍콩달러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올 상반기 실적도 좋습니다. BYD는 지난 4월 전 세계 완성차 업체 중 최초로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 중단 선언을 하고 친환경차를 집중적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상반기 판매한 전기차는 전년 대비 300% 급증한 64만1000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56만4000대를 판 테슬라를 넘어서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로 등극했는데요. 한국을 비롯해 미국 등 해외 시장 진출 채비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투자자 "단순한 루머다" VS "지연 공시 아니냐" 분분
쏟아지는 관심에 BYD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홍콩증권거래소와 증권감독관리위원회 규정에 따라 대주주가 지분을 사거나 팔면 거래소에 신고해야 하는데, 홍콩거래소에 관련 현황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회사 경영을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전기차 판매량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중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단순 루머라 치부하는 분위기입니다. 둥베이증권 관계자는 현지 언론을 통해 "홍콩거래소 규정 변경에 따라 실물증권을 전자증권으로 변경해야 한다"며 "전자증권은 씨티, 모건스탠리 등 증권사 소유의 CCASS 계좌에 등록돼야 하기 때문에 씨티가 위탁 보관하는 BYD 주식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홍콩거래소에서 실물증권에서 전자증권으로 변경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부는 헤지펀드에 주식 대여를 위해 시티은행 창구로 주식을 이관했을 가능성 등을 제기하는 관측도 있습니다.
현재 홍콩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주요주주는 지분이 일정수준 이상 변동시 3거래일 이내 공시를 내야 합니다. 현재 공시된 사항은 없어 버핏이 진짜 BYD 주식을 팔았는지 진위 여부를 파악하려면 아직은 좀 더 시간이 필요합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