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건강] 맥주 한잔, 열대야엔 독…자기 전 에어컨 2∼3도 높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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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이유진 교수 "취침 1∼2시간 전에 미지근한 물로 샤워" 밤에도 좀처럼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밤새 잠들지 못한 채 뒤척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열대야를 이겨내려고 시원한 맥주를 들이켜거나 격렬한 운동으로 땀을 내는 사람이 있지만, 술이나 과한 운동은 도리어 숙면을 방해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열대야를 극복하고 숙면하는 방법을 16일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유진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 "에어컨은 각자 잠들기 적정한 온도보다 2∼3℃ 높게"
후텁지근할 때는 왜 잠들기 어려운 걸까. 당장 높아진 외부 온도에 적응하기 위한 체내 온도조절 중추가 가동돼 신경이 예민해지고, 높은 습도로 인한 불쾌감까지 더해지면서 수면을 방해하기 때문이라는 게 의학계의 답변이다.
우리 몸은 체온을 낮추려고 땀을 배출하는데 한여름에는 공기 중에 습기가 많아 땀이 잘 증발하지 않고, 땀이 증발하지 않으니 체온 조절이 되지 않는 상황이 된다.
즉, 밤에 온도와 습도가 높아 체온 조절이 안 되다 보니 잠이 좀처럼 오지 않고 잠들더라도 깊이 자지 못한다. 이 교수는 "기본적으로 수면은 체온 조절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환경적인 온도에도 영향받기 쉽다"며 "너무 덥거나, 춥거나 하는 등 본인이 주관적으로 불편하다고 느끼는 온도에서는 자주 깨고 잠들더라도 숙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착용하는 잠옷과 침구류, 개인의 특성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잠들기에 쾌적하다고 느끼는 온도는 18∼22도 정도다.
다만 잠자리에 들 때는 적정 온도보다 에어컨 온도는 조금 더 높게 설정하는 게 좋다. 온도가 너무 떨어져도 신체가 각성하기 때문에 좋지 않다.
게다가 보통 침실에 있는 에어컨은 잠을 자는 곳보다 1∼2m 높게 설치돼 있어 온도 센서가 부착된 곳은 대류 현상 때문에 바닥 부근보다 온도가 높게 측정되기 마련이다.
에어컨의 바람 세기, 냉기 등을 고려해도 온도를 조금 높게 설정하는 게 낫다.
만약 본인이 취침하기에 적당하다고 느끼는 온도가 20도라면 2∼3도 높은 22∼23도 정도로 하면 된다.
이 교수는 "자기 전에 에어컨의 온도는 2∼3도 높게, 그리고 잠들고 2시간 이내에 꺼지도록 설정해두는 게 좋다"며 "잠들고 나면 체온이 계속 떨어져서 새벽녘(오전 4∼5시 전후, 보통 잠에서 깨는 시간보다 2∼3시간 전)에는 체온이 최저에 이르는데, 이때도 에어컨이 켜져 있으면 추위를 느껴 오히려 깰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열대야 시기에는 건강한 수면 습관 필수…음주·야식 NO"
잠을 깊이 자기 어려운 열대야가 이어지는 시기에는 건강한 수면을 위한 '기본 중의 기본'을 지켜야 한다.
잠에 잘 들고 숙면하기 위해서는 아침 일찍 고정된 시간에 기상하고, 낮잠을 삼가고, 카페인 섭취를 줄이는 등 세 가지 습관을 지키는 게 좋다.
이 세 가지는 불면증 환자에게도 가장 먼저 권고되는 생활 습관이다.
침실 환경은 어둡고 조용하게 유지해야 하며, 취침 직전의 야식과 음주는 삼가야 한다.
특히 잠이 오지 않고 덥다는 이유로 술을 한 잔 마시고 잠을 청하는 사람이 많은데, 술은 전반적으로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술을 마시면 잠이 쉽게 드는 듯 느껴질 수 있으나 이는 잠시뿐이고 중간에 자주 깨게 되면서 결과적으로는 건강한 수면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잠자기 전 알코올 섭취는 오히려 체온을 올리고, 야간뇨를 포함해 자다가 자주 깨는 수면 분절을 유발할 수 있다"며 가급적 자기 전에는 음주하지 않도록 권했다.
취침 무렵에 자연스럽게 체온을 떨어뜨리기 위해서는 취침 직전보다는 1∼2시간 전에 미리 미지근한 물에 샤워하는 게 도움이 된다.
너무 차가운 물에 샤워하면 중추 신경의 흥분을 일으키고, 오히려 체온을 올리는 반작용을 유발해 수면을 방해할 수도 있다.
적당한 강도의 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
조깅, 자전거 타기, 걷기 등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여름철 숙면을 돕는다.
대개 불면증이 있는 사람은 일반인보다 운동 부족인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격렬한 운동을 자기 직전까지 하는 건 좋지 않다.
오히려 몸을 각성시키기 때문이다. 적어도 잠들기 2∼3시간 전에는 운동을 마쳐야 한다. /연합뉴스
열대야를 극복하고 숙면하는 방법을 16일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유진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 "에어컨은 각자 잠들기 적정한 온도보다 2∼3℃ 높게"
후텁지근할 때는 왜 잠들기 어려운 걸까. 당장 높아진 외부 온도에 적응하기 위한 체내 온도조절 중추가 가동돼 신경이 예민해지고, 높은 습도로 인한 불쾌감까지 더해지면서 수면을 방해하기 때문이라는 게 의학계의 답변이다.
우리 몸은 체온을 낮추려고 땀을 배출하는데 한여름에는 공기 중에 습기가 많아 땀이 잘 증발하지 않고, 땀이 증발하지 않으니 체온 조절이 되지 않는 상황이 된다.
즉, 밤에 온도와 습도가 높아 체온 조절이 안 되다 보니 잠이 좀처럼 오지 않고 잠들더라도 깊이 자지 못한다. 이 교수는 "기본적으로 수면은 체온 조절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환경적인 온도에도 영향받기 쉽다"며 "너무 덥거나, 춥거나 하는 등 본인이 주관적으로 불편하다고 느끼는 온도에서는 자주 깨고 잠들더라도 숙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착용하는 잠옷과 침구류, 개인의 특성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잠들기에 쾌적하다고 느끼는 온도는 18∼22도 정도다.
다만 잠자리에 들 때는 적정 온도보다 에어컨 온도는 조금 더 높게 설정하는 게 좋다. 온도가 너무 떨어져도 신체가 각성하기 때문에 좋지 않다.
게다가 보통 침실에 있는 에어컨은 잠을 자는 곳보다 1∼2m 높게 설치돼 있어 온도 센서가 부착된 곳은 대류 현상 때문에 바닥 부근보다 온도가 높게 측정되기 마련이다.
에어컨의 바람 세기, 냉기 등을 고려해도 온도를 조금 높게 설정하는 게 낫다.
만약 본인이 취침하기에 적당하다고 느끼는 온도가 20도라면 2∼3도 높은 22∼23도 정도로 하면 된다.
이 교수는 "자기 전에 에어컨의 온도는 2∼3도 높게, 그리고 잠들고 2시간 이내에 꺼지도록 설정해두는 게 좋다"며 "잠들고 나면 체온이 계속 떨어져서 새벽녘(오전 4∼5시 전후, 보통 잠에서 깨는 시간보다 2∼3시간 전)에는 체온이 최저에 이르는데, 이때도 에어컨이 켜져 있으면 추위를 느껴 오히려 깰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열대야 시기에는 건강한 수면 습관 필수…음주·야식 NO"
잠을 깊이 자기 어려운 열대야가 이어지는 시기에는 건강한 수면을 위한 '기본 중의 기본'을 지켜야 한다.
잠에 잘 들고 숙면하기 위해서는 아침 일찍 고정된 시간에 기상하고, 낮잠을 삼가고, 카페인 섭취를 줄이는 등 세 가지 습관을 지키는 게 좋다.
이 세 가지는 불면증 환자에게도 가장 먼저 권고되는 생활 습관이다.
침실 환경은 어둡고 조용하게 유지해야 하며, 취침 직전의 야식과 음주는 삼가야 한다.
특히 잠이 오지 않고 덥다는 이유로 술을 한 잔 마시고 잠을 청하는 사람이 많은데, 술은 전반적으로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술을 마시면 잠이 쉽게 드는 듯 느껴질 수 있으나 이는 잠시뿐이고 중간에 자주 깨게 되면서 결과적으로는 건강한 수면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잠자기 전 알코올 섭취는 오히려 체온을 올리고, 야간뇨를 포함해 자다가 자주 깨는 수면 분절을 유발할 수 있다"며 가급적 자기 전에는 음주하지 않도록 권했다.
취침 무렵에 자연스럽게 체온을 떨어뜨리기 위해서는 취침 직전보다는 1∼2시간 전에 미리 미지근한 물에 샤워하는 게 도움이 된다.
너무 차가운 물에 샤워하면 중추 신경의 흥분을 일으키고, 오히려 체온을 올리는 반작용을 유발해 수면을 방해할 수도 있다.
적당한 강도의 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
조깅, 자전거 타기, 걷기 등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여름철 숙면을 돕는다.
대개 불면증이 있는 사람은 일반인보다 운동 부족인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격렬한 운동을 자기 직전까지 하는 건 좋지 않다.
오히려 몸을 각성시키기 때문이다. 적어도 잠들기 2∼3시간 전에는 운동을 마쳐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