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근영의 메타버스와 암호화폐 이야기] 투자에 대한 작은 소회(所懷) 1
입력
수정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국민소득 3만 불 시대가 넘으며 이제 근로소득이나 연금으로는 살아갈 수 없기에 우리 삶에 투자가 필수인 시대가 되었다.
누구나 나이가 들어 은퇴를 하면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의 반경과 행동반경을 줄이게 되고 또 나머지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지구를 떠나는 게 모두의 목표가 되었기에 투자는 어쩌면 모든 사람에게 필수적 과업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필자는 2021년 초부터 지금까지 하나의 투자 모임을 만들어 공부를 해 왔다. 이 과정에서 느낀 점이 몇 가지 있어 두어 개 글을 쓸 생각이다.
먼저 투자 공부를 하면서 내심 가지고 있었던 목표는 단순했다. '용돈이나 벌자'
무리하지 않고 가진 재산이 줄어들지만 않는다면 이 험한 세상에서 얼마나 다행인가 하는 생각에 용돈이나 벌면 좋겠다는 목표로 공부를 시작했다.
그래서 따져봤다.내게 필요한 용돈이 얼마일까? 우선 커다란 목표를 세우지 않았다. 나는 내게 필요한 용돈의 규모도 그리 크게 잡지 않았다. 친구들에게 언제든 편하게 밥살 수 있는 정도, 그리고 손자와 아이들에게 가끔 부모로서 또 할아버지로서 넉넉하게 용돈 정도를 줄 수 있을 정도,
그리고 경조사에 모자람이 없을 정도로 행할 수 있는 정도, 또 내가 가고 싶은 여행과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골프 등산 여행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책 읽기와 취미 활동을 잘 할 수 있을 정도, 그러면 나머지 생활비나 기타 삶의 기초 부분은 연금과 정기 소득으로 커버가 되니 큰 걱정이 없다고 판단하면서 이런 삶을 살 수 있다면 나름 나쁘지 않은 삶은 살아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오랫동안 만나온 친구 지인 몇 분과 한두 분의 희망자를 받아 총 8명으로 투자공부 모임을 만들어 지금껏 함께 해 왔다. 그 과정에서 참으로 배운 게 많다.그리고 공부를 시작하며 가장 먼저 내가 한 일은 내 목표가 어디인가 하는 것을 깨닫는 것이었다. 그래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많은 책을 읽는 것이었다. 기간 중 투자에 관계된 책만 최소 50권은 읽었을 것이다.
책을 읽고 짧은 기간 실전을 하는 과정에서 나름 깨달은 게 있다면 일단 투자를 하기 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나 자신을 분석하는 일이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골프를 시작할 때 누구나 PGA 투어에 도전하는 선수를 목표로 연습하지 않는다. 그냥 친구들과 만나 부족함 없이 함께 어울리는데 모자람이 없을 정도의 실력만 갖추면 된다고 생각하고 운동을 시작한다. 내가 그렇게 시작했으니까 그런가보다 하니 널리 이해 바란다.그러다보니 내 골프 실력은 솔직히 가장 잘 칠 때 핸디 12정도가 최고 실력이었던 것 같다. 내 골프 라이프 베스트가 77타다. 잘 칠 때는 싱글을 치고 못 치면 100타를 치는 게 내 실력이었다. 그래도 친구들이 자주 불러주는 걸 보면 내가 최고의 손님(?)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투자도 그렇게 생각하고 시작했다.
내가 가고자 하는 목표를 먼저 정하고 그 목표를 정함에 내가 할 수 있는 공부 시간과 투자에 할애 할 수 있는 시간이 어느 정도인가 하는 것을 가장 먼저 따졌다.
내가 장(場)이 시작해서 끝날 때 까지 시세표에서 눈을 떼지 않고 지켜보며 실시간으로 반응할 수 없다면 나는 전업 투자자가 아니다.
그래서 나는 그냥 벌어먹고 살기 바쁜 직장인 투자자라는 판단에 하루에 한번 시장을 살피고 짧게는 일주일 보유하다 매도하는 스윙투자와 길게는 서너 달 이상 가지고 가는 중장기 투자 패턴이 나에게 맞는 투자 방법이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내 상황에 맞는 투자를 해 왔다. 그 과정에서 많은 분들의 정보제공과 조언을 참조로 나름 내가 잘 아는 분야의 우량기업만 선택하여 내 기준으로 해석하고 한 종목 한 종목을 투자해 왔다.
결과는 꽤 괜찮았다. 현재 내가 들고 있는 종목의 투자 수익률은 약간의 손실 수준이다.
요즘처럼 많이 폭락한 상태에서 이 정도 수익률이면 그리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다. 더구나 짧은 기간이지만 기 투자에서 실현한 수익은 위에 마이너스를 서너 배 커버하고도 남는 수익을 올렸으니 본격 투자를 시작하고 아직도 플러스니까 만족한다.
그리고 내가 보유한 종목은 일단 시간이 지나면 주가를 회복할 것으로 판단되는 종목만 가지고 있다. 이른바 펀더멘탈이 좋은 기업이다.
그리고 내가 보유한 종목은 모두 시총 5천억 이하 1천억 이상의 작은 소형주다.
아직은 작은 투자금으로는 삼성전자나 SK등과 같은 초 우량주에 투자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기 때문에 내 투자 종목에는 삼성 등 초우량 주는 아예 없고 솔직히 관심도 없다.
그래서 투자 자금이 1억 미만의 투자자라면 초우량 기업에 투자하지 말 것을 권한다. 초 우량주에 투자해서는 수익률이 잘해야 10% 이하가 되기에 나는 그리 권하고 싶지 않다.
시총 5천억 미만의 소형주라면 주가의 움직임이 대개 활발하다. 어떤 주식은 하루 등락폭이 많으면 15%~20%가 된다. 그래서 잘하면 연 20%~30%의 수익을 목표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가장 중요한 선택 요소는 이른바 테마주나 작전 주는 쳐다보지도 말라고 얘기하고 싶다.
그런 주식일수록 이른바 세력이 좌지우지하기에 그들의 전략에 무리한 투자로 손실을 보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얘기가 많이 빗나갔다.
내가 오늘하고 싶은 얘기의 핵심은 투자를 하기 전에 해야 할 일은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 대한 분석이 먼저라는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내가 투자할 수 있는 여유자금, 그리고 급하게 팔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여유기간(가장 중요한 요소) 또 그 자금을 기반으로 목표로 하는 수익률이 얼마인지 거기에 더해서 내가 투자에 투입할 수 있는 시간과 노력이 얼마나 가능한지 이 몇 가지 요소가 투자를 시작하기 전에 가장 먼저 검토하고 냉정하게 분석해야 하는 사항이라는 얘기다.
하루에 한두 시간 이상 투자 활동에 투입할 수 없는 직장인 투자자가 온갖 지표를 다 분석하며 차트까지 보면서 전업투자자가 데이트레이딩하듯 투자하는 방식을 공부하고 택하면 안 된다는 얘기다.
투자에 관련된 책을 보면 대다수가 전업투자자, 하루 종일 투자에 관해 공부하고 철저하게 몰입할 수 있는 투자자를 대상으로 쓴 책이 거의 100%다. 왜냐면 그 책을 쓴 사람들이 대부분 전업투자자 투자 전문가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투자자 나 자신의 상황이 그렇게 투자에 몰입 할 수 있는 상황이 안 된다면 그런 책을 기반으로 투자 할 생각을 버려야 한다.
상황이 전혀 다른 것이다.
그래서 내가 택한 투자 방식은 트렌드를 분석하고 기업을 분석해서 잘 아는 분야의 기업을 골라 중장기(中長期) 투자하는 방식이었다. 그래서 지금도 내가 투자하고 관심 있게 보는 종목은 10개가 넘지 않는다.
따라서 내게 있어서 경제신문의 온갖 정보는 내가 관심 있는 종목과 관련된 정보가 아니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적어도 내 투자 기준은 이렇다. 물론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도 마찬가지다.
그러다보니 내가 비트코인 이외에는 잘 이야기 하지 않는 게 내 투자 성향에 맞는 암호화폐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외에는 전부 사라질 것 같다는 생각 때문에 투자하지 않았으며 또 잘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필자는 투자 전문가가 아니다. 평생을 IT 분야에서 일하며 블록체인 산업분야에 일찍 진출하여 나름 보이는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칼럼으로 쓰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이 글은 암호화폐 블록체인 산업분야의 투자에서 주식 시장까지 칼럼의 대상을 넓혀가는 과도기적인 칼럼이다. 부족한 면이 있어도 양해 바란다.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신근영(사단법인 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 명예회장)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