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정보 통신 기술이 발전할수록 개인정보는 더 소중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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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를 몰라도 책 한 권이면 찾을 수 있었어요. 집집마다 ‘전화번호부’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이 책엔 웬만한 회사와 가게, 가정집의 전화번호와 주소가 모두 적혀 있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좀 이상하죠? 하지만 그땐 그렇게 해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어요. 사람들이 그 안에 담긴 정보를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개인정보, 언제부터 중요해졌나요
2000년대 들어 휴대폰이 흔해지고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온라인에서 할 수 있는 게 많아졌어요. 소식을 주고받고, 금융 거래를 하고, 쇼핑도 하게 됐죠. 이젠 인터넷이 없는 일상을 떠올리기 어려울 정도예요.한 사람이 온라인에서 활동한 모든 기록은 차곡차곡 쌓입니다. 사람들의 관심사를 알면 기업은 물건을 더 많이 팔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최근 ‘태블릿PC’라는 단어를 자주 검색했다는 정보와 그가 매달 20일에 월급을 받는다는 정보가 있다고 해 볼게요. 한 쇼핑몰에서 그 사람에게 18일쯤 태블릿PC 할인 쿠폰을 발행해 준다면 구매 확률이 높아질까요, 낮아질까요?
내 정보, 왜 보호해야 하나요
정보 통신 기술이 발전하면서 개인정보의 범위와 활용 영역도 넓어지고 있어요. 예를 들면 그 사람이 어디 있었는지에 관한 ‘위치 정보’는 예전에 개인정보로 보지 않았는데, 위성과 통신 기술의 발달로 위치 정보를 기록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이젠 중요한 개인정보에 포함됩니다.인터넷 시대에는 온라인에서 내가 나라는 것을 증명하려면 개인정보를 입력해야 해요. 사이트에 가입하기 위해 내 정보를 직접 적고, 이벤트 참여를 위해 마케팅 활용에 동의하죠. 기술이 발전할수록 개인정보를 필요로 하는 영역도 넓어집니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쌓인 개인정보가 관리 부주의나 실수, 의도적인 공유, 해킹 등으로 유출돼 불법적으로 거래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해요. 이렇게 유출된 정보가 스팸 메일, 불법 텔레마케팅 등 나쁜 의도로 사용되면 우리 생활과 재산에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피해엔 어떻게 대응해야 하죠?
모르는 사람이 나에 대한 정보를 줄줄 이야기하거나, 내가 SNS에 올린 사진을 캡처해 보내온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대답하지 말고 즉시 부모님께 알리세요.게임 계정을 만들고 사이트에 가입할 때 개인정보 제공과 활용에 동의했더라도 원치 않는다면 언제든지 바꿀 수 있어요.
방법은 간단해요. 탈퇴하는 거예요. 계정을 삭제할 땐 개인정보에 대한 동의를 취소한 것으로 봅니다.
광고 전화가 자꾸 오거나 탈퇴한 사이트에서 홍보 문자가 올 때, 이벤트 당첨 명단에 내 정보가 가려지지 않은 채 올라와 있을 때 등 개인정보가 침해됐다면 인터넷 진흥원의 사이버 민원센터(☎118)에 신고할 수 있습니다.
by 백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