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공기열 히트펌프로 건물 냉난방설비 시장 진출 검토

KT는 공기에서 열을 흡수해 냉난방에 활용하는 '공기열 히트펌프'로 냉난방설비 시장에 참여하는 것을 검토중이라고 15일 밝혔다.

공기열을 이용하면 경제성이 높고 온실가스 배출이 적어 건물 부문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으며,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한국에서는 공기열이 아직 법령상 재생에너지에 포함되지 않아 건축물 재생에너지 이용량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 법령 개정이 과제로 꼽힌다.

KT 류평 전남전북법인고객본부장(상무)는 서울 광화문 회의실에서 13일 기자설명회를 열어 이런 계획을 설명하면서 "건물 탄소중립 핵심으로 전기화 히트펌프가 주목받고 있으며, 공기열 히트펌프가 확산하면 신성장 산업 육성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히트펌프는 외부 열원에서 열에너지를 얻어 냉난방에 활용하는 장치다. 외부 에너지를 가져와 투입한 전력에 비해 큰 냉난방 효과를 볼 수 있고, 땅속이나 물에서 열을 얻어 쓰는 것이 가능해 친환경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고 KT는 설명했다.

건물 에너지 중 50~60%를 차지하는 냉난방 설비에는 대부분 가스를 쓰는 흡수식 냉온수기가 쓰이고 있는데, 이를 히트펌프 중 구축·유지비가 낮은 공기열 히트펌프로 대체하면 탄소 중립에 유리하다고 류 본부장은 설명했다.

공기열 히트펌프는 다른 열원에 비해 제어가 어렵고 냉난방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이응신 명지대 IT제로에너지건축센터 교수는 "한국은 겨울은 영하 10도, 여름은 40도로 공기 온도가 급변해 열에너지를 잘 뽑아내기 힘들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최근 히트펌프 기술이 빠르게 발달하며 이러한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됐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공기열 히트펌프가 활성되려면 법령상 재생에너지로 인정받아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공공건축물을 시작으로 점차 확대 중인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를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기열을 재생에너지로 인정하는 EU, 중국, 일본과 달리, 현재 한국은 이를 재생에너지로 보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의원이 공기열 재생에너지 포함 여부를 광역자치단체 조례로 정하도록 하는 신재생에너지법 개정안을 올해 4월 처음 발의하는 등 국회에서는 이제 논의가 시작된 상황이다.

KT는 공기열이 재생에너지로 인정되면 공기열 히트펌프 시장 참여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자사 냉난방설비 제어 기술 'AI 빌딩 오퍼레이터'과 접목하면 건물 분야 디지털전환 같은 새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외부 온도에 맞춰 제어가 필요한 공기열 히트펌프에 AI 빌딩 오퍼레이터를 접목하면 효율을 더 높일 수 있다고 KT는 설명했다. 류 본부장은 "일본에서도 공기열이 재생에너지로 인정되며 시장이 빠르게 커졌다"며 "산업이 본격화하면 10년 내로 1조원 규모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