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실 칼럼] 중복, 말복에 삼계탕 먹고 홈캉스로 더위 날리기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삼복지간에는 입술에 붙은 밥알도 무겁다

지난주 토요일은 초복이었다. 삼복더위가 시작되는 가운데 삼계탕집에는 긴 줄이 늘어섰고, 더위를 피해 계곡과 물놀이장을 찾는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초복을 비롯해서 중복, 말복을 일컬어 삼복이라고 한다. ‘삼복지간(三伏之間)에는 입술에 붙은 밥알도 무겁다.‘라는 말부터 ’초복날 소나기는 한 고방의 구슬보다 낫다.‘라는 말까지 삼복에 관해 전해져 오는 말들도 많다. 삼복에는 주로 삼계탕을 먹고 물을 찾아 더위를 이겨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더위가 본격적으로 오는 시기 삼복

음력 6월에서 7월 사이의 절기로 초복, 중복, 말복을 가리킨다. 초복은 삼복의 첫째 복으로 여름의 시초를 말한다. 대략 7월 11일부터 7월 19일 사이에 온다. 삼복은 음력의 개념이 아닌 양력의 개념을 적용한 것이기 때문에 소서(양력 7월 8일 무렵)에서 처서(양력 8월 23일 무렵) 사이에 들게 되어 더위가 본격적으로 오는 시기이다.
복날은 음기가 양기에 눌려 엎드려 있는 날
복날은 장차 일어나고자 하는 음기가 양기에 눌려 엎드려 있는 날이라는 뜻이다. 복(伏)자는 사람이 개처럼 엎드려 있는 형상으로, 가을철 금(金)의 기운이 대지로 내려오다가 아직 여름철의 더운 기운이 강렬하기 때문에 일어서지 못하고 엎드려 복종한다[屈伏]는 의미다. 그래서 여름의 더운 기운이 가을의 서늘한 기운을 제압하여 굴복시켰다는 뜻이다. 곧 오행에서 여름은 불[火]에 속하고, 가을은 쇠[金]에 속하는데, “여름 불기운에 가을의 쇠 기운이 세 번 굴복한다.”라는 뜻으로 복종한다는 뜻의 복(伏)자를 써서 삼복이라 하였다.
삼복더위에는 얼음을 나눠주기도
삼복은 중국 진(秦)나라 때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일년 중 무더위가 가장 기승을 부리는 시기여서 삼복더위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다. 옛날 궁중에서는 복날 높은 벼슬아치들에게 빙과(氷菓)를 주고, 궁안에 있는 장빙고에서 얼음을 나눠주었다 한다.
이열치열, 뜨거운 삼계탕으로 영양보충
오래전부터 우리 선조들은 더운 날씨에 삼계탕 같은 뜨거운 음식을 먹으며 이열치열(以熱治熱)의 방법으로 더위를 견뎌왔다. 복날에는 삼계탕을 즐겨 먹는데 이유는 영양보충을 위한 것이다. 여름에는 더운 날씨 때문에 입맛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땀을 많이 흘려 기운을 잃기 쉽다. 그래서 영양을 보충을 위해 닭고기에 인삼, 찹쌀, 밤, 대추, 마늘 등을 넣어 끓인 삼계탕으로 기운을 보충하는 것이다.
단백질이 풍부하고 면역력을 높이는 삼계탕
동의보감에서도 닭고기를 여름철 건강에 이로운 음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삼계탕에 함유된 다양한 성분은 더위에 지친 체력을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된다. 기온이 올라가고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면 우리 몸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땀을 배출해 열을 방출한다. 이때 수분과 무기질 등이 함께 빠져나가 피로감을 쉽게 느끼게된다. 삼계탕의 재료인 닭고기는 단백질이 풍부해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삼계탕에 들어가는 인삼, 마늘, 피로 회복에 효과적
인삼의 사포닌 성분은 면역력을 높이고 피로감을 줄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늘의 알리신 성분은 비타민 B1의 흡수를 도와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한다. 다만 고혈압 환자나 비만인 사람은 삼계탕을 먹을 때 유의해야 한다고한다. 삼계탕 국물은 나트륨 함량이 높아 혈압을 높일 수 있고 칼로리가 높은 편이라 비만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풍습, 든든한 보양식
또 복날 더위를 먹지 않고 질병에 걸리지 않는다 하여 팥죽이나 수박, 참외를 먹었다고 전해진다. 특히 참외는 여름철 보약으로 불리기도 한다. 왜냐하면 비타민B의 일종인 엽산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씨가 붙은 참외의 달고 하얀 부분 (태좌)에 풍부한 엽산은 참외 한두개만 먹어도 엽산 하루 권장량을 채울만큼 풍부하다. 뿐만 아니라 비타민C가 풍부해서 피로회복에도 좋다.
더위로 허해진 심신의 균형을 바로 세우기
코로나19문제가 일어나기 전에는 복날에는 보통 음식을 준비해 시원한 계곡이나 산을 찾아 하루를 즐겁게 보내며 더위를 잊곤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가급적이면 외출보다는 주로 집에서 더위를 피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현명하다.
호캉스 VS 홈캉스
더위를 피해 편안하고 시원한 집에서 휴가를 보내는 ‘홈’과 바캉스‘의 합성어인 홈캉스족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올 여름은 '하와이'에서 즐긴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진짜 하와이를 가는 것이 아니라 '(하)루 종일 (와이)파이 되는 곳에서 즐기기'란 의미다. 홈캉스를 즐기는 방법은 다양한데 집 안을 작은 캠핑장으로 꾸며 집에서 즐기는 캠핑 바로 '홈캠'도 인기라고 한다. 집에서 텐트 치고, 바비큐도 굽고, 바캉스처럼 즐기는 거다.
차박 피서법도 대세
차 안에서 모든 숙박을 해결하는 또다른 캠핑 일명 '차박'도 대세다. 트렁크 문을 열면 그야말로 조명부터 시작해서 침구까지 멋지게 꾸며진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원래 이런 차박은 낚시꾼과 등산객들의 문화였지만, 올해는 코로나 19탓에 많은 이들의 피서법으로 각광받는 분위기다. 무더운 여름과 뜨거운 태양을 피하는 방식도 코로나 19로 인해서 변화하고 발전되고 있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건강식과 함께 남은 여름도 시원하게 보내면 좋겠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 박영실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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