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외계+인', 도사·신선·외계인·미래인…상상 초월한 '한국형 어벤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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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훈 감독 '외계+인'상상력은 기존 경계를 허무는 순간 폭발적으로 확장된다. 최동훈 감독의 영화 ‘외계+인’(사진)은 다양한 시공간과 장르의 틀을 무너뜨리며 상상력의 확장을 이뤄낸다. 이런 시도가 초반엔 낯설고 생소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극이 전개될수록 ‘이런 한국 영화가 나올 수도 있네’라는 생각이 들며 한국형 공상과학(SF) 영화의 발전 가능성을 기대하게 한다.
고려부터 2022년까지 시공 넘나들어
초반 캐릭터 설명 많아 산만하지만
중반 넘어가며 반전…내년 2부 기대
‘외계+인’은 ‘도둑들’(2012)과 ‘암살’(2015)로 ‘쌍천만’ 흥행을 이뤄낸 최동훈 감독이 7년 만에 내놓은 작품이다. 김태리 류준열 김우빈 소지섭 조우진 염정아 김의성 등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2부로 구성돼 있으며, 이 중 1부가 오는 20일 먼저 관객들을 만난다.작품엔 이질적인 캐릭터와 장르가 총집결해 있다. 고려 사람과 한국 사람, 외계인과 로봇이 한데 섞여 등장한다. 도사와 신선까지 등장해 검술과 장풍 같은 무협 액션과 초능력 등을 활용한 SF 액션이 동시다발로 펼쳐진다. 영화 시작부터 고려 말에 비행선이 나타나고 외계인이 등장하는 장면을 보여주며 이 작품만의 차별화한 특징을 전면에 내세운다.
초반 한 시간가량은 일정 부분 장벽을 느끼게 된다. 마블 ‘어벤져스’에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데만 꽤 오랜 시간이 걸리듯이, 이 영화도 초반엔 다수의 캐릭터를 한 명씩 보여주고 복잡한 설정을 설명하는 데 치중한다. 그러다 보니 설정 자체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걸린다. 다소 산만하게도 느껴진다. 고려 말을 보여주다가 갑자기 2022년으로 전환되는 등 시대를 오가며 이야기를 전개하는 과정에서 편집상의 어색한 단절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이 관문을 지나면 다양한 조각이 하나로 맞춰진다. 이야기의 전체적인 틀이 나오면서 설득력이 높아진다. 촘촘한 구성과 반전에도 감탄하게 된다.
‘한국형 어벤져스’를 목표로 제작된 만큼 개성이 강한 캐릭터의 향연도 펼쳐진다. 인간 몸에 갇힌 외계 행성의 죄수를 관리하는 가드(김우빈 분)와 천둥을 다루는 이안(김태리 분), 얼치기 도사 무륵(류준열 분) 등 다양한 사연과 설정을 가진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신선 흑설(염정아 분)과 청운(조우진 분)을 통해 내세운 유머 코드는 빼곡하게 전개되는 영화에 쉬어갈 자리를 마련해 준다. 이들이 파는 거울, 부적 등 신비한 물건들은 컴퓨터그래픽(CG)과 결합돼 풍성하고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한다.‘외계+인’의 2부는 내년에 개봉한다. 1부의 마지막 반전에 다다르면 2부의 전개가 더 궁금해지고 기대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