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량에 한계 느꼈다"…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장 결국 사임

김현철 조합장 "해임 조치된다면 조합에 막대한 피해"
시공단에 "분담금과 입주시기에 대한 전향적인 고려를 부탁"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장 전경. 뉴스1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 조합을 이끌고 있는 김현철 조합장이 사임 의사를 밝혔다. 김 조합상 사퇴로 그동안 파행을 겪어온 둔촌주공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김 조합장은 “오늘부로 조합장직을 사임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를 조합원들에게 단체 발송했다. 그는 “오로지 6000명 조합원의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지만 이제 제 역량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며 “현 조합집행부가 모두 해임한다면 조합 공백 사태를 피할 수 없게 돼 조합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이제 제가 결심을 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김 조합장은 “제 사임과 자문위원 해촉을 계기로 (시공단이) 사업정상화에 박차를 가해주시기를 바란다”며 “우리 6000 둔촌 조합원의 어려운 사정을 고려해서 분담금과 입주시기에 대한 전향적인 고려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둔촌주공 재건축은 서울 강동구 둔촌1동 ‘주공아파트’ 부지에 85개 동, 지상 최고 35층, 총 1만2032가구 규모의 ‘올림픽파크 포레온’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공사비 증액 등을 둘러싼 갈등으로 지난 4월15일부터 공사가 중단됐다.

현 조합장이 사퇴를 결정한 배경에는 그동안 악화한 여론 등에 대한 압박감이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서울시가 중재에 나섰지만 상가 분쟁이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협상이 난항에 빠졌다. 상가 지분 쪼개기 의혹이 드러나면서 조합원 여론이 부정적으로 바뀐데다 내달 중 도래하는 사업비 대출 7000억원에 대한 부담감도 적지 않았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조합 관계자는 "(이번)주 초에 긴급 이사회를 개최하고 대행체제를 출범키로 했다"며 "시공사와의 협의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성실하게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