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이겨낼 방어력에 배당 매력까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큰 가운데 대표적인 경기방어주로 통신주가 주목받는다. 하지만 SK텔레콤의 매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고배당과 미래 성장성까지 두루 갖췄기 때문이다. 5G 확대를 위한 마케팅 비용이 줄어든 데다 인공지능(AI)과 B2B, 미디어 등 신사업도 탄탄하다
[한경ESG] ESG 핫 종목 - SK텔레콤
SK텔레콤은 올해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2의 부대행사 4YFN(4 Years from Now)에서 “Think Tomorrow, Do ESG!”를 슬로건으로 ESG를 추구하는 다양한 스타트업의 혁신 아이디어와 기술을 전 세계에 선보였다. 사진=SK텔레콤 제공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우려가 큰 가운데 주식시장도 여전히 어려운 시기를 지나가고 있다. 미래 성장성이 높다고 평가받던 종목은 통화 긴축정책의 영향으로 크게 조정받았다. 경기 위축 우려가 커질수록 경기에 민감한 업종의 낙폭도 커졌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 경기방어주, 배당주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물론 전통적 관점이다. 단순히 경기방어주로만 접근하면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 덜 하락할 수는 있어도 수익을 내기는 마찬가지로 어렵다. 기관투자자가 아닌 개인투자자들이 ‘덜 하락하기 위해’ 투자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통신주도 경기방어주의 대표적 업종이다. 제아무리 경기가 어려워도 약정으로 묶인 통신비를 줄이기는 어렵다는 논리 때문이다. 거기에 그친다면 다른 경기방어주와 다를 바 없다. 한마디로 매력이 없다. 통신주 가운데 대장주 격인 SK텔레콤을 보는 시각은 좀 다르다. 경기방어력, 배당 매력, 미래 성장성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가 많다. 주가 하방을 지지하는 근간(배당)이 튼튼한 데다 상승을 이끌 동력(신사업)도 있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진단이다.
커지는 경기방어주 매력SK텔레콤은 흔들리는 주식시장에서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SK텔레콤은 올 들어 한 번도 5만원대를 내준 적이 없다. 올해 코스피 지수가 3000에서 2300선까지 내려오는 동안에도 꾸준히 5만원 중반대를 유지했다.

그 힘은 통신주의 실적이다. SK텔레콤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6% 많은 4324억원이었다.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도 15.6% 많은 4585억원으로 안정적이다. 올해 SK텔레콤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지난해보다 19.9% 많은 1조6642억원이다. 3개월 전 전망치 1조5538억원보다 오히려 더 늘어났다. 다른 상장사들이 경기 위축 우려 등으로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것과 대조적이다.

그동안 통신주는 5G 가입자 수 확대를 위해 많은 비용을 쏟아부었다. 5G 확대가 통신사 주가를 좌지우지하는 지표인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지금까지는 오히려 투자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실제 ARPU는 2015년 초 3만6000원을 넘겼지만, 이후 꾸준히 하락해 3만원대 초반까지 빠진 상태다. 5G 요금제로의 전환을 통한 ARPU 상승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5G 확대를 위한 마케팅 비용이 줄어들면서 수익성 개선 전망이 나온다. 2분기부터는 5G 서비스 도입 초반이던 2019년 2·3분기에 과도하게 지출했던 보조금이 회계상 비용에 더 이상 반영되지 않는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2분기 마케팅비는 7500억원으로, 매출 대비 24% 수준이다. 2014년 이후 평균인 25%보다 낮다. 5G 초기인 2019년 2분기 대비 22.7% 줄어들었다. 5G 커버리지(기지국 확대) 투자도 마무리 단계다.

경기 위축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역성장할 거라는 우려도 있지만, 통신사로서는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비를 줄이고 수익성을 개선할 기회를 맞은 셈이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은 고객 생애 주기가 26개월로 경쟁사 대비 적게는 2개월, 많게는 4개월이 길다”며 “그만큼 덜 옮기기 때문에 수익성 개선 효과가 더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 6% 올해는 특히 배당주의 상대적 매력이 부각될 수밖에 없는 시장 환경이다. ESG 투자 트렌드에서도 막대한 투자를 필요로 하는 환경(E)보다 주주환원 등을 강조하는 지배구조(G) 부문이 더 강조될 수 있다는 얘기다.

SK텔레콤은 국내 주요 상장사 중에서도 배당 매력이 높다. 올해 예상 주당 배당액은 3500원가량이다. 3500원 기준 배당수익률이 6% 이상, 4000원 배당 시 7%대다. 지난해 국내 상장사 중 6% 후반대 배당을 한 것은 10곳 내외다. 분기배당도 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만 주당 830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분기배당은 연말에 한 번 배당하는 연 단위 배당과 달리 배당으로 인한 주가 변동성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주가 차원에서는 외국인 한도가 거의 찼다는 것이 부담으로 꼽힌다. 통신업종은 국가기간산업적 특성이 있기 때문에 외국인 지분율 한도가 50%다. 현재 외국인 지분율은 48%가량이다. 외국인 수급이 더 들어올 수 없다는 점이 주가에 부담일 수 있다는 얘기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7월 마지막 10거래일 동안 외국인 지분율이 47.2% 이상을 유지하면 글로벌 특정 인덱스 펀드에서 8월 말 편출될 가능성이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추종 펀드에서 매도가 발생하면서 주가에 영향이 있지만, 외국인 한도가 소진되는 이유는 그만큼 실적 전망이 좋고 배당 매력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메타버스부터 UAM까지

SK텔레콤이 다른 경기방어주와 결정적으로 다른 요인은 신사업 라인업이다. 신사업에 대한 기대가 없다면 통신주는 상승 동력이 적기 때문에 박스권에 갇힐 가능성이 크다. SK텔레콤은 5가지 사업 분야를 내세우고 있다. 기존 통신사업뿐 아니라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아이버스(AI와 Universe의 합성어), 커넥티드 인텔리전스(Connected Intelligence) 등이다. 미디어는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TT)가 중심이다. 한때 유망 사업이었지만, 한편으로는 경쟁 과열에 따른 비용 부담 우려도 있다.

엔터프라이즈는 데이터센터,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한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이다. 지난해 92MW 규모인 데이터센터 규모를 2025년 200MW까지 끌어올려 주도 사업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청사진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이 부문 매출은 1조원이지만 2025년 2조1000억원으로 2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아이버스는 11번가 등 유통사업과 인공지능(AI) 비서 등 서비스를 총괄한다.

인텔리전스 사업 부문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봇,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와 관련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통신서비스가 지닌 플랫폼의 특성을 확장해 UAM 등 모빌리티 사업에서 핵심 역할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CEO 산하 태스크포스(TF)를 발족, 2025년 사업 본격화를 준비 중이다. 신은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에 있을 신사업 관전 포인트는 4분기로 예정된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의 글로벌 확장과 T우주 구독(누적 120만 명)의 광고 추가 등“이라며 “최근 수요가 급증하는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등 B2B 수익의 다변화도 성장 포인트로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고윤상 한국경제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