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두 번째 NASH 치료제 美 1상 첫 환자 투여 완료

지난 3월 FDA서 1상 허가
LG화학의 두 번째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의 미국 임상 1상이 본격화됐다.

LG화학생명과학혁신센터는 LG화학의 NASH 치료제 후보물질인 ‘LG203003’가 임상 1상 첫 번째 환자에게 투여됐다고 지난 14일(현지시간) 밝혔다. LG화학생명과학혁신센터는 LG화학이 보유한 후보물질의 글로벌 임상 및 상업화를 담당한다. 2019년 미국 보스턴에 설립됐다. 미국 큐 바이오파마 등으로부터 도입한 항암 신약도 개발하고 있다.

LG203003은 지난 3월 NASH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상을 허가받았다. 건강한 성인 및 NASH 환자 88명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내약성, 약동학, 약력학 및 간 내 지방량 변화 등을 관찰하는 시험이다.

NASH는 음주 외의 이유로 간세포에 여분의 지방이 축적돼 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간경화와 간암 등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LG203003은 중성지방 합성효소인 ‘DGAT-2’의 활성화를 선택적으로 방해해 간세포 내 지방 축적을 억제한다는 설명이다. 전임상에서 간 중성지방, 염증, 섬유화 등을 유의미하게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LG화학은 또 다른 NASH 치료제인 ‘LG303174’도 보유하고 있다. 간에서 염증이 발생하는 데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VAP-1’ 단백질의 발현을 억제한다. LG화학은 2020년 8월 중국 트랜스테라 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이 물질의 글로벌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도입했다.

LG303174는 개발 단계가 LG203003보다 앞서 있다. 현재 1상 마무리 중으로 연내 미국 2상에 진입할 것이란 예상이다. NASH는 발병 기전이 복합적인 탓에 신약 개발 난이도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 아직 세계적으로 상용화된 치료제가 없는 이유다. 현재 글로벌 제약사를 포함해 많은 회사가 ‘1호 NASH 치료제’ 경쟁에 뛰어들었다. LG화학은 회사의 두 물질이 1일 1회 먹는(경구용) 방식으로 개발된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주사제나 1일 2회 복용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는 다른 후보물질 대비 편의성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는 세계 NASH 시장이 2029년에 272억달러(약 36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LG화학생명과학혁신센터 측은 “2020년과 2025년 사이 미국에서 NASH가 간 이식의 주요 원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피터 홍 LG화학생명과학혁신센터 원장은 “NASH는 병태생리학이 복잡해 (신약 개발이) 매우 어려운데 두 가지 NASH 치료제 자산을 보유하게 돼 기쁘다”며 “환자들에게 다양한 치료법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